최근 혼인에 관하여 3포시대라는 말이 생겼다. 즉 약혼 포기, 결혼 포기, 자녀 포기라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삶의 무기력감이 빚은 세대의 비극이며 사명을 회피하는 무책임의 소치이자 고달프고 비관적인 삶의 결과라고 생각된다.

대졸백수 300만 시대
현재 대학을 나오고도 경제활동은 물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고학력 백수가 300만 명을 넘었다.
대졸 이상 고학력 비경제활동 인구는 2000년 159만2000명이었지만 지난해 300만 명을 돌파해 증가율이 93.3%에 달했다. 전체 비경제활동인구는 2000년 1405만2000명에서 지난해 1622만3000명으로 15.4% 증가했다.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고학력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1.3%에서 18.9%로 높아졌다. 비경제활동 인구 10명 중 2명이 고학력자인 셈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학력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컸다. 대학 진학률은 1990년대 초반까지 30%대에 머물다가 1997~2000년 60%대, 2001~2003년 70%대에 이어 2004년부터 80%대로 올라섰다. 이러한 세태의 반영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고 자녀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롭고 염려스러운 통계는 여성 두 명 중 한 명꼴로 결혼을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응답한 점이다.

가정 붕괴시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유경 연구위원 등은 3일 ‘가구·가족의 변동과 정책적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가족에 대한 여성들의 가치관이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지난해 7~8월 전국 20~65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결혼을 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응답한 사람이 35.5%로 가장 많았고, ‘하는 게 좋다’(34.6%), ‘반드시 해야 한다’(25.6%) 순으로 나왔다. 또 여성 응답자는 19.4%만이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답했고, 44.4%는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해 여성의 결혼에 대한 유보적 태도가 강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에 의하면 결혼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반응이 남녀 35.5%도 가장 많은 것도 문제이지만 가임여성을 포함한 여성응답자 중에 반드시 해야 한다가 19.4%뿐이고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 44.4%라면 여성들의 결혼에 대한 유보적 태도가 너무 심각하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동거에 대해서는 20대가 53.1%, 30대는 59.2%가 찬성한다고 했으니 그 저의가 매우 염려스럽다는 점이다.

결혼에 대해서는 그렇게 유보하면서 동거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면 그것이 쾌락과 편리주의에 편승한 부정적 단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문호 괴테는 일찍이 “기쁨이 있는 곳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결합이 이루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결합이 있는 곳에 또한 기쁨이 있다”고 했는데 이들에 의하면 신성한 결합도 기피하면서 기쁨을 기쁨대로 누리려고 하는, 소위 사명은 포기하고 단지 편리주의와 개인적인 쾌락주의가 만연해 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미래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세대적 흐름이 출산저하로 이어지고 인구감소는 물론이고 신앙적으로 볼 때도 교회학교의 쇠퇴로 이어지며 GNP 상승에 따른 어른세대의 세속주의, 신앙해이와 맞아떨어지면서 교회는 이중피해를 보게 된다는 비관적 예측이다. 더구나 최근 미래학자 최원식 소장에 의하면 저출산 고령화의 파급력과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교회 현 상황을 고려할 때 2050년쯤이면 한국기독교 인구가 300만~400만 명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소장은 한국교회는 2010년부터 30~55세 연령층이 본격적으로 감소하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며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20~30년간 장년층은 줄어들고 55세 이상은 증가하며 더불어 교회학교의 완전한 쇠태가 맞물리면서 교회는 ‘늙고 작은 교회’의 모습으로 변해간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55세 이상의 증가와 죽음으로 경제활동인구는 점점 감소하면서 한국교회의 붕괴가능성도 제시했다. 1200만 기독교인 시대는 영원히 역사적 전설로 사라져 갈 것이므로 한국기독교의 쇠퇴기를 인정하고 성장의 한계선을 돌파할 특단의 조치가 교회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구 감소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국가기관에서 정책적으로 풀어 가야 할 문제이면서 기독교 쪽에서도 그냥 보고 넘어갈 문제만은 아니다. 교회가 진로상담, 결혼상담소 등 청소년들에게 과감하고 따뜻한 배려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영적 부흥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어린이 청소년 부서의 회복에 재정과 인적자원을 아낌없이 투자해야 할 것이다.

최 소장은 이제는 초대형 교회를 이룩하겠다는 환상을 버리고 교회와 영성과 목회자의 자질을 높여 복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향후 15년 동안 쏟아질 은퇴자를 교회의 새로운 동력으로 만들 것도 당부했다.

오늘의 목회자들은 깊은 성찰을 통해 기존의 것 중에서 좋은 목회적 전통을 계승하고 잘못된 것들은 과감히 내려놓는 용기를 발휘해야 할 것이고 지금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파벌과 이권에서 눈을 돌리고 순결한 복음과 영성에 진력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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