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성도’ 잇따른 자살 … 예방교육, 전문상담 등 필요
‘생명의 밤길걷기’ 중앙교회 등 참여 … 생명 소중함 되새겨

“생명의 소중함이 퇴색되는 것 같아요. 우리가 생명지킴이로 나서야 해요.”

지난 10월 10일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출발선 앞에서 한창 몸을 풀고 있었다. 이들은 생명의전화가 주최한 ‘생명의 밤길걷기 대회’에 참여한 사람들. 특히 본 교단 중앙교회(한기채 목사)를 비롯한 50여교회의 참석도 눈에 띄었다. 이곳에 모인 크리스천들은 교회가 생명지키기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점점 증가하는 자살률, 걱정스런 베르테르 효과 등, 흉흉한 뉴스를 교회의 생명지킴이 역할로 잠재울 때라는 것이다.

생명의전화 주최 '생명의 밤길걷기' 대회에 중앙교회(한기채 목사)를 비롯한 50여 교회가 참여해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서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크리스천들의 잘못된 선택

악몽의 10월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 중에는 ‘성도’ 연예인이라고 언론에 거론됐던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의 죽음에 대해 여러 가지 원인들이 등장했다. 열린마음정신과 장석하 원장은 “분노의 원인을 스스로에게 향할 때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며 원인을 진단했다. 가정불화, 불행한 삶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될 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교회 안에도 여러 가지 사연의 굴레 속에 살아가는 성도들이 많다. 고 최진실 씨처럼 이혼, 루머나 그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이러한 티를 내기 어렵다. 서울신대 상담대학원장 김종환 목사는 “헌금, 출석 등 외적으로 보이는 신앙생활만을 강조하는 한국교회는 성도들 내면에 있는 고민을 읽어내지 못한다”면서 “그것이 크리스천들이 자살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신앙생활일지라도 속은 썩고 곪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살 신호’를 놓치지 말아요

많은 목회자와 정신과 전문의들은 위험에 빠진 성도들과의 올바른 대화, 이들을 향한 관심이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이패밀리 김은정 연구원은 “자살은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사후 수습에 머무르고 있다”며 “주변에서 함께 노력해 자살을 예방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 활용되는 것이 자살 신호다. 자살을 원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실행에 옮기기 전 신호를 보낸다. 물건을 주변인들에게 나눠준다든지, 말수가 없어진다든지 등의 신호도 있지만 무엇보다 죽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한다. 장석하 원장은 “‘죽겠다’, ‘살 의미가 없다’ 등의 분명한 표현을 할 때 그것을 자살신호로 보아야한다”고 충고했다.

또 ‘죽고싶다’는 말이 나올 때 충고나 설교보다 “정말 힘들구나.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줄 몰랐어”라고 위로의 말을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너무 힘들다”라고 말할 때, 힐난과 야유로 “그만 좀 해”라고 말하기 보다는 “아무 도움이 못 되어줘서 안타깝다”라고 상담적 지지의 말을 해야 한다. 한번 더 관심 갖고, 한번 더 생각하고 전달하는 말이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전문 상담사 청빙도 필요

그러나 이러한 예방만으로는 문제의 근원을 제거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생명지키기를 위해선 교회가 치유사역에 앞장서야 한다. 김종환 목사는 “개인의 강점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잘하는 점을 부각시켜주는 ‘긍정심리학’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 자신감을 심어주는 주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교회 자체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 전문 상담사를 사역자로 청빙할 때라고 제안했다. 지방회와 감찰차원에서 예산을 편성해 전문 상담사를 채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래서 성도들이 비밀스럽지만 자유롭게, 경제적 부담 없이 상담을 받고 치유할 수 있도록 교회가 배려하는 것이다.

교회는 생명을 사랑하는 곳이다. 한기채 목사(생명의전화 이사)는 “기독교의 핵심은 사랑과 생명이다”라며 “그동안 사랑을 강조했다면 지금은 하나님께 받은 생명을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길 때”라고 생명의 기독교적 가치를 언급했다. 생명, 버리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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