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자신을 높이고 자랑하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 삶을 살아간다.
자신의 조그만 자랑거리에도 스스로를 드러내고자 하며, 누군가로부터 끊임없이 인정받고자 한다. 이러한 욕망은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이다. 그러나 이러한 욕망에 대한 절제 및 조절이 불가능하여 지나칠 때, 자기자랑에 사로잡히고 결국은 교만에 빠지게 된다.

또한 이런 현상은 자신의 열등감에 대한 보상심리이기도 하다. 자신의 태생적 결함 또는 단점들을 가리기 위한 허영과 허세도 교만으로 연결된다. 일종의 자기기만이요, 자기위장의 삶이라 할 수 있다. 참된 자신의 모습에 솔직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내적 갈등 속에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자신의 연약함과 상처들은 감추고, 타인 위에 군림하고 지시하고 통제하는 오만불손한 삶을 살게 된다. 그럴 때, 자신의 내적 갈등과 아픔은 점점 커지며, 타인과의 관계는 단절된다. 교만한 사람들은 관계적 소외를 경험하고, 사람들과 공동체에서 따돌림을 받게 된다. 제왕적 권력과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이 추락하는 원인도 이러한 교만에 있다.

그럼 겸손의 삶이란 무엇인가? 겸손은 이미(already)가 아니라 아직(yet)이란 삶의 태도이다. 반대로 교만은 아직(yet)이 아니라 이미(already)란 삶의 자세라 할 수 있다. 겸손은 믿음의 푯대를 향하여 나가는 신앙인들의 삶의 자세이다.

우리는 이미 모든 것을 가지고 갖추고 이룬 것이 아니라, 아직도 부족하고 연약하여 끊임없는 성숙이 필요하며 지속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여 살아야 함을 고백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겸손은 개인적 차원에서는 낮아짐이요, 비움이요 내려놓음이며, 관계적 측면에서는 서로에 대한 존중이요 배려이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약 4:6, 벧전 5:5).

또한, 주님은 스스로 높아지려고 하면 낮추시고, 스스로 낮아질 때 높여주신다. 이는 겸손한 자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축복이다. 우리가 교만하여 높아지려 하면 누군가 우리를 끌어내린다. 반대로 우리가 겸손하여 낮아지면 하나님과 다른 사람들이 높여 준다. 우리는 하나님과 타인이 높여줄 때 높아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교만하여 너무 높아지면 낮은 자의 아픔과 고통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타인의 아픔을 가슴으로 느낄 수 없으며 마음으로 다가갈 수 없게 된다. 우리가 겸손할 때 타인의 아픔에 진정으로 공감하며 섬김의 목회와 신앙생활이 가능해진다.

주님! 우리의 삶속에서 교만을 제하여 주시고 이미가 아니라 아직이란 삶의 낮은 자리에서 타인의 아픔에 가슴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따뜻한 손길로 다가가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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