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의 맥도널드 플러싱점은 지난 2일, “한인 노인 고객 6명이 새벽부터 장기간 동안 좌석을 점거해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해 이들을 쫓아냈다. 6명의 한인 노인들이 주문한 것은 커피 한잔 씩과 감자튀김 뿐이어서 총 매출액은 10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새벽부터라니 말로는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나라에서도 나가라는 말이 전혀 생뚱맞지는 않았을 일이었다.

▨… 미국이란 나라는 철저하게 시장경제가 지배하는 구조다. 동방예의지국 백성들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태연하게 벌어지는 사회이기도 하다. “하루 숙박비가 3만 4000달러인 호텔방, 금박을 입힌 175달러짜리 리처드 누보 햄버거, 알곤킨 호텔의 1만 달러짜리 온더록”(긍정의 배신)에 대해서 그냥 웃어주는 사회이다. 6명의 한인 노인의 10달러는 그만하면 많이 참아준 셈이다.

▨… 성결교회는 역시 동방예의지국의 교회이다. 어느 교회가 언제 시작한 것이 단초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한 달에 한번은 은퇴 목회자 초청 위로회(?)가 꼭 열리고 있다. 결코 적지않은 경비가 소요되어 속으로는 울며 겨자먹기일 수도 있음에도 많은 교회들이 힘을 내어 이 일에 참여하고 있다. 경비와 성과의 함수관계를 따지는 자본주의적 발상은 접어버린 채로.

▨… 목사들도 세월 앞에선 속절없는 것일까. 가난이야 하나님의 종이 되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작정된 것이니 감내해야 한다지만, 하나님의 종이라는 명예만은 더럽힐 수 없어 독야청청하려 해도 마음을 곧추세우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나이 들어갈 수록 외로워지고 서러워지는 것이다. 살아 갈 날도 살아 온 날처럼 ‘험악한 세월’(창 47:9)이어야 한다는 데서 좌절하는 은퇴목사들은 도대체 얼마나 되는 것일까.

▨… 1960~1970년 대에 서울의 종로2가에는 은퇴한 노목사님들이 사랑방으로 여기던 작은 다방이 있었다. 주변에 교회연합기관들이 자리하고 있었던 탓도 있지만 커피 한 잔으로 하루 종일을 버텨도 눈을 흘기지 않는 주인이 믿음의 사람인 때문이었다. 노인정이나 복지회관의 문을 두드릴 용기조차 없는 은퇴 목사들이 가볍게 드나들 목사회관 같은 복지시설의 건립은 아예 꿈도 꾸어선 안되는 망상일까. 망상에는 커트라인도 없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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