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찌든 고3 영적으로 더 조여라 게으른 영혼 깨워 … 신앙과 삶 스스로 설계
춘천 예스컴, 고3 학생들의 특별한 영성훈련

겨울 추위가 매서운 강원도 춘천의 아침, 고3 학생들이 방학에도 등교를 한다. 3년간 지겨웠던 출석체크는 물론이고 예습과 복습, 과제에 시험까지 있다. 그래도 아르바이트나 여행 등 그토록 바라던 자유로운 삶을 포기하고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스펙을 쌓거나 대학의 선행학습을 위해서가 아니다. 단지 영성훈련을 위해서다. 

춘천 예스컴(대표 간사 길선희 전도사)은 20년째 고3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영성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매월 1월, 대입 전형을 마친 고3 학생들을 위한 자아 발견과 인생설계, 성경공부, 선교여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자칫 허송세월에 빠질 수 있는 고3 학생들이 영적으로 성숙한 삶을 스스로 살아가도록 훈련하고 있는 것이다.

입시 끝난 고3 방치하면 안 돼
사실, 대학입시를 마친 고3 학생들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려고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해한다. 그래서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졸업과 입학을 앞둔 2~3개월 동안 자칫 풀어진 마음으로 영적인 사각지대에 놓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시기에 고3 학생들은 학교도, 부모도 간섭하지 않는다. 교회에서도 대학부나 청년부로 편입될 때까지 관심에서 벗어난 주변인이다.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이 기간에 사회인이 되는 적응 훈련과 영적인 기초 훈련이 없으면 고3 학생들의 신앙은 무너지기 쉽다. 그래서 길선희 전도사가 영적 성장과 인격적 성장을 위해 집중적인 영적훈련을 시작했다. 길 전도사는 “이 시기 고3은 스스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누군가가 알려줘야 한다”면서 “스스로 기도하고 스스로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복음을 개념화하고 영적 인격, 실력이 함께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힐링 그리고 목적이 있는 삶
현재 20명의 고3 학생들이 모여 기초 신앙훈련과 성경공부와 특강, 중보기도 등의 공동체 훈련을 받고 있다. 예스컴 고3 영성훈련을 마친 선배 10~15명이 스태프로 참석해 고3 학생들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고3 영성훈련은 9시에 시작된다. 방학시기에는 다소 이른 시간이지만 지각하는 학생이 거의 없다. 이불 속을 뒹구는 대신에 영적 성숙을 위해 스스로 고된 훈련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정석호 군은 “예스컴 고3 영성훈련을 알지 못했다면 안일한 생각으로 영성을 키우지 못하고 내 영혼이 죽어가는 것을 모르고 있었을 것”이라며 “게을러지지 않고 규칙적인 삶을 살게 되고 영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신 것을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는 영성훈련에 참여하는 고3 학생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영성훈련에서 1교시는 아침과 같다. 잠자던 영혼을 깨우고 새로운 삶에 눈을 뜨는 시간이다. 자아발견을 위한 내적 치유와 상담과 대학생활을 위한 특강, 기초신앙훈련 강의가 1교시에 이뤄진다. 이성교제, 대학생활 안내, 시간관리 등에 대한 강의도 빼놓을 수 없다. 구약신약개론, 기도, 큐티, 예배 등에 대한 기초교육과 선교도 배운다.

잠자던 영혼 깨우고 새 삶에 눈뜨다
대부분 내적 치료에서 자아가 깨진다. 최금순 사모의 내적치유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변화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경우가 많다. 감정 처리와 공감의 기술, 대화를 통한 관계 형성을 통해 상대를 존중하는 법도 옥토 같은 마음을 가꾸게 했다. 최승민 군은 “조금만 뭔가 되지 않으면 짜증으로 표출하는 등 감정표현에 서툴렀는데, 여기서 상대방을 공감하는 ‘그렇구나’라는 대화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영성훈련을 고민했던 정송아 양은 “하나님이 저를 신뢰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 알고자 애쓰는 저를 발견했다”며 변화에 즐거워했다. 이렇게 내적변화를 통해 나머지 훈련도 수월하게 진행된다.

성경이 읽혀진다
1교시가 변화의 시작이라면 2교시는 성경공부로 믿음을 키우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길 전도사가 직접 로마서를 가르친다. 믿음과 구원, 복음에 대한 철저한 성경적 재교육이 이뤄진다. 로마서 공부로 성경읽기의 즐거움을 되찾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김성은 양은 “단 한번도 집에서 자발적으로 성경을 펴본 적이 없는데 성경공부 후 말씀이 재미있고,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까지 집에서 뒹구는 것이 전부였지만 말씀을 통해 이렇게 달라졌다.

스스로를 훈련시키는 만큼 과제는 필수다. 말씀묵상과 성경통독이 매일 해야 하는 숙제다. 훈련받는 기간에 성경일독이 이뤄진다. 매주 영성훈련에 대한 에세이도 제출해야 한다. 출석과 과제를 통한 산출된 점수를 통해 수료 자격을 주는 엄격한 관리체계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마지막 시험도 통과해야 한다. 그래도 고3 영성훈련을 원하는 학생들이 줄을 서기 때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로마서 공부 후 믿음의 분량이 자라고 성경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덕분이다.

삶은 소통과 나눔의 연속이다
3교시는 나눔이 있는 시간이다. 큐티를 나누고 삶을 이야기하면서 관계를 배운다. 함께 기도하며 기도 훈련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김명빈 군은 “어떤 일이 있든지 주님과 의논하고 주님과 함께하며 교제할 수 있는 삶을 살 자신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양현기 군도 “수능이 끝난 뒤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는 날이 너무 많아지고 영적으로 게을러져 있던 나의 삶이 다시 하나님과 가까워졌고 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버렸다”고 미소를 지었다. 훈련기간 말씀 읽기와 묵상, 그리고 그것을 나눴을 때 삶의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배우고 시야를 넓히기 위해 마지막 수업은 여행이다. 이번 여행지는 순교자들이 잠들어 있는 서울 양화진, 그리고 해양 도시 부산이다. 2박 3일 동안 여행을 하면서 관계의 소중함 등을 배우게 된다.

하나님 ‘회피’한 삶에서 ‘해피’한 신앙으로 변화
놀라운 것은 한 달 동안 놀라운 변화가 뒤따른다는 것이다. 고3이라고 신앙을 회피 중이던 학생들도 회복이 이뤄진다. 김성민 양은 “수능이 끝난 후 ‘하나님을 회피 중’이었지만 영성훈련이 신앙생활의 전환점이 됐다”고 고백했다. 교회에서 고등부 회장까지 할 정도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지만 제대로 예배도 기도도 드리지 못하는 상황에 빠졌지만 고3 영성훈련을 통해 회복했다는 것이다. 

어른들 못지않은 신앙고백도 찾아볼 수 있었다. 정인아 양은 “오직 주님 말씀에 순종하고 주님이 원하시는 대로 일해야 함을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공해서 주님말씀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낮은 곳에 구원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하고 복음을 전하는 그리스도 자녀가 되겠다”며 그리스도인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한 고3 학생의 고백처럼 영성훈련은 하나님 중심적인 삶을 살게 했다. 그래서 오늘도 예스컴을 찾는 고3 학생들은 영성을 더 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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