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지난 6일 시국미사를 수원교구에서 열었다. 지난해 전주교구에서 가졌던 시국미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천주교 지도자들도 사제 본연의 임무 운운하며 자제하도록 권하였음에도 시국미사가 강행되었다. 사제 30여명, 신도 300여명 참석이라는 보도를 감안하면 천주교에는 별별 사람도 있구나라는 느낌으로 조금 생뚱스럽다.

▨… 저들의 행동이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라는 이름에 걸맞는지 따져볼 마음은 없다. “지난 대선이 관권 부정선거이기에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중심에 있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수사와 박근혜 정권의 회개를 기도하기 위해 모였다”는 저들의 주장이 옳은지도 판별해볼 마음은 없다. 판단은 하나님이 하실 것이기 때문에….

▨… 같은 기독교라고 하더라도 천주교는 개신교(protestant)보다는 전통과 직제가 강조되고 관료제적 색깔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었다. 이런 평가에 함몰된 사회 일각에선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의 행태를 바티칸에 고발하자는 의견도 제시했었다. 도대체 관료제적 색깔의 천주교 직제에서 말단들이 사제 부적격자로 낙인찍힐 위험까지 감수하며 아웃사이더이기를 자초하는 풍토는 어떻게 조성될 수 있었을까.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 우리나라 개신교의 경우, 신학교육 과정에서부터 전통과 직제에 대해서는 예(Yes)만 말하도록 훈련되어진다. 아니오(No)는 설혹 마르틴 루터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용납되지 않는다. 이것이 한국교회적 풍토다. 우리교단도 예외는 아니다. 교단의 전통이나 신학은 물론, 교단의 정치에 대해서까지도 도전이나 저항은 금기사항이다. 순종은 말단 목사들에겐 감수해야 하는 출세의 조건인 것이다.

▨… 인사이더(insider)는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어느 사회이든지 인사이더만으로 발전의 동력을 얻을 수 없음을 콜린 윌슨(C.Wilson,1931~2013)이 깨우쳐 주었다. 인간존재의 본질에 깔려 있는 속물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은 필연적으로 현존 사회질서에 대해 아웃사이더(outsider)적 위치를 취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교단 안에서 아웃사이더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정녕, 교단에 바람직한 일일까. 답이 예라면 우리의 신학교육은 완전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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