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 하이벨스(Bill Hybels) 목사가 목회하는 윌로크리크 커뮤니티교회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미국의 초대형 교회 가운데 하나이다. 그 교회 사무실 문 앞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쓰여진 포스터가 붙어 있다. ‘우리의 사업 영역은 무엇인가?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고객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포스터를 성결교회 목사들이 본다면 그 반응이 어떨지 조금은 궁금하다.

▨… 우리나라에서도 설교를 듣는 청중을 고객으로 생각하는 현상이 보편화되어서인지 온라인 설교는 많은 경우 듣는 자의 입맛을 지나칠 만큼 고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지루하지 않도록 개그맨처럼 웃기면서, 상소리를 친근감으로 포장하면서, 또 강연 전문가 수준을 뛰어넘는 달변의 기술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마치 설교는 테크닉이라는 듯이….

▨… 웨슬리나 스펄전 목사의 설교들이 많은 목사들의 설교에 인용된다. 부분적으로 인용되는 경우도 많지만 때로는 설교 한 편이 고스란히 옮겨지는 경우도 있다. 그 만큼 그 설교가 잘 짜여졌고 그 내용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영향 탓일까. 이름깨나 있는 목사들 가운데 자기 설교집 한두 권 내지 않는 이들이 없고 인터넷에 흘러 다니는 설교도 웬만한 서재는 채우고도 남을 지경이다.

▨… 우리나라의 언론 매체들이 맛집 소개에 열을 올린 지도 한참이 되었다. 산골 오지나 작은 마을 뒷골목 식당에도 T.V.에 소개된 집이라는 간판이 훈장처럼 달려 있다. 교회의 주보에서 어느 T.V.나 라디오 등에서 설교하고 있는 목사라는 소개를 보면 마치 맛집 간판을 차마 흉내내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스며나오는 것 같아 안쓰럽기까지 하다.

▨… 입맛따라 선택되는 맛집처럼 설교도, 교회도 그렇게 선택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면? 끔찍하다. K.바르트에 의하면, ‘설교자는 하나님의 은혜와 의지의 신비 앞에 서면서 인간의 언어가 하나님의 말씀이 되는 것은 우리의 능력 안에 있는 일은 아님을 고백해야’ 한다. 요리는 요리사의 솜씨에 의해 좌우되지만 설교는 설교자의 인격 안에서 성령의 역사로 하나님 스스로 선포하심으로만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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