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태풍 하이옌의 위력 앞에 필리핀이 초토화됐다. 보도에 따르면 약 1만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약 60만 명이 집을 잃었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 필리핀에 구호금을 보내는 등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각 종교단체와 연예인들이 앞을 다투어 구호금을 기부하고 있다. TV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필리핀에 구호단체를 제일 먼저 보낸 곳이 의외로 조계종이었다. 그리고 곧 이어서 천주교에서도 구호대를 파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아쉽게도 기독교(개신교) 단체에 대한 보도는 그 뒤에 나왔다.

누가복음 10장에서 예수님은 강도를 만나 죽어 가던 사람을 구해준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말씀하셨다. 그 때 한 율법교사가 예수님에게 “내 이웃이 누구니이까”하고 물었다.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할 대상이 누구냐고 물은 것이다. 그러자 예수님이 강도 만나 죽어가는 사람에 대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제사장과 레위인은 강도를 만나 죽어가는 사람을 각각 보고도 그냥 지나갔지만 사마리아 사람은 그 사람을 구해주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그에게 물으셨다. “네 생각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율법교사는 “내 이웃이 누구냐”고 물었고, 예수님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누구냐”고 물으셨다. 그리고 예수님은 율법교사에게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이다.

한국교회는 제사장과 레위인처럼 자신의 성결을 지키는 데는 철저하지만 고통받는 이웃을 돕는 데는 인색하다. 성결교회도 역시 마찬가지다. 교세를 확장하고, 성도 수를 늘리는 데만 올인을 하고, 이웃을 돌보는 일은 등한시해 왔다. 그 결과로 오히려 교회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악화되고, 교세는 약화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우리 교단은 그동안 개인적인 성결을 많이 강조해 왔다. 이제는 개인적인 성결 뿐 아니라 사회적인 성결을 이루기 위해서 힘을 써야 한다. 사회적인 성결을 이루기 위해서는 약자의 편에 서서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어 가야 하고, 고난당하고 있는 사람의 이웃이 돼 그들을 도와야 한다. 예수님이 강도 만난 사람의 비유에서 가르치신 것처럼 종교적인, 인종적인 편견을 뛰어 넘어서 고난당하고 있는 사람의 이웃이 돼서,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어야 한다.

그러나 개 교회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교단적으로 기금을 조성해야 하고, 전문가와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구호대가 조직돼야 한다. 우리 교단에 긴급구호단이 있긴 하지만 이름에 걸맞은 기금도 없고 동원 가능한 조직도 없다. 그래서 재난이 발생하면 모금을 해서 전달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앞으로 우리교단이 가장 힘써야 할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매년 총회비의 일정액을 구호기금으로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교단적으로 구호대를 조직해야 한다. 그래서 긴급재난이 발생하면 모금 기간을 거치지 않고 즉각 구호대를 파견해서 활동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 국내외에 재난이 발생했을 때 성결교회의 구호단이 파견됐다는 뉴스가 보도되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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