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부위원회도 파행, 총회 개최도 불투명

감독회장 선거 이후 혼란 속에 빠진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한 달이 채 안 남은 총회도 이 상태로는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감의 혼란상은 지난 10월 2일 열린 총회 실행부위원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실행부위원회는 안건은 하나도 처리하지 못한 채 신경하 감독회장이 폐회를 선언하고 퇴장해 또 다시 파행으로 끝이 났다.

이날 실행부위원회는 총회를 앞두고 교단의 혼란을 수습해야하는 중대한 자리였다. 기감본부와 전 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각각 당선증을 교부받은 고수철·김국도 목사도 참여해 긴장감은 고조됐다.

회의는 회순채택부터 난항에 봉착했다. 김국도 목사 지지측은 감독회장 당선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이를 긴급동의로 빨리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신경하 감독회장은 순서에 따라 회의를 진행하고 기타안건에서 선거 문제를 다룰 것을 주장했다. 김국도 목사 지지측은 계속 긴급동의부터 받을 것을 주장하면서 감독회장을 압박했다.

1시간 동안 긴급동의안 처리 문제로 정상적인 회의가 어렵게 되자 신 감독회장은 결국, 직권으로 폐회를 선언하고 퇴장하고 말았다. 그러나 일부 실행부 위원들은 “위원들의 동의없는 폐회선언은 무효”라며 임시의장과 임시서기를 선출한 뒤 회의를 재개해 김국도 목사를 감독회장 당선자로 선언했다. 이후 기감 본부와 감독회장은 다시 의장없이 진행된 실행부위원회의 결의가 무효임을 밝혔다.

이날 파행으로 얼룩진 총회 실행부위원회에서 알 수 있듯 감독회장 당선을 둘러싼 기감의 혼란은 점점 가중되고 있어 코앞으로 다가온 총회를 정상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수철·김국도 양 당선인 간의 기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어느 한쪽이 포기하지 않는 이상, 교단의 혼란을 수습할 별다른 뚜렷한 묘책이 없어 내홍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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