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 예은이가 화상으로 겪어야 했던 과거의 아픔을 다시 뒤돌아보는 것은 저에게 큰 고통과 아픔입니다.

3년 전 당시 아버지께서 대장암 진단을 받아 울산대학병원에서 대수술을 받고 있었습니다. 대기실에서 앉아 있는데 작은형으로부터 ‘예은이가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어 응급실에 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내가 무서워서 직접 전화하지 못하고 작은형을 통해 알려온 것입니다.

아버지는 5시간에 걸친 대장암 수술을 마친 후 회복실에서 수술 후유증으로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뒤로하고 딸이 입원한 부산 하나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해 보니 딸의 손과 허벅지, 종아리 살이 화상으로 심하게 벗겨져 있었습니다.

아내는 충격으로 얼굴이 백지장이었고 아이는 응급치료 후 잠이 들어 있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았습니다. ‘주님 왜 딸에게 이런 고통을 주시는 겁니까? 왜 우리에게 이런 시련을 허락하셨습니까?’ 원망과 불신의 죄가 싹 트기 시작했습니다.

잠에서 깬 예은이는 감당할 수 없는 고통으로 많이 지쳐보였습니다. 딸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마음에 너무 미안했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펑펑 울었습니다.

마음을 진정시킨 후 담당의사와 상담을 했습니다. 예은이가 2도 화상을 입었고 한 달 반 동안 입원 치료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치료비 마련을 위해 예전에 가입한 보험사에 문의하니 상해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알려 왔습니다. 아는 사람을 통해 보험에 가입했는데 자신의 이익 때문에 별로 혜택도 못 받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던 겁니다. 배신감이 밀려 왔습니다. 당장의 치료비 마련도 막막했습니다.   

극한 시련을 당하고 나니 오직 말씀만 붙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출애굽기에서 바로와 그 군사들에게 쫓기던 이스라엘 민족이 홍해바다를 건넌 사건, 십자가에서 모진 수치와 고난을 당하시고 부활하신 예수님, 의로운 사람이었지만 고난을 당한 욥 등을 묵상하면서 무너진 마음이 서서히 회복되고 고난의 의미를 새롭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목자교회를 개척하고 거리설교와 개인구령으로 지금까지 368명을 전도했습니다. 사단이 복음을 전하는 일꾼들을 미워하여 시험에 빠지게 했던 것입니다. 

이제는 어떤 시련이 닥치면 하나님께 ‘왜 이런 고통을 주셨습니까’라고 질문하기보다 ‘주님 이러한 환경 가운데 제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십니까’라고 묻게 됩니다. 지난날의 고난도 이제는 감사의 제목이 되었습니다.

딸 예은이는 1차 수술을 잘 받고 2차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딸아이를 보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지만 이제는 딸을 위해 눈물을 흘릴 때가 아니라 잃어버린 영혼들을 위해 눈물을 흘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도우심 가운데 딸의 상처도 서서히 아물어 가고 우리 가정과 목회사역도 회복되어 가고 있습니다.

시련을 통해 연단 받게 하시고 더욱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매진케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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