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고난에 동참해야 진정한 평화 누려"

 

생존하는 최고의 신학자로 평가받는 위르겐 몰트만 교수(독일 튀빙겐대 명예교수)는 지난 10월 2일 서울신대에서 석좌교수 위촉기념 강연을 통해 희망의 신학에 이은 기쁨의 신학에 대해 발표했다.

몰트만 교수는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 고백은 고통과 슬픔을 이기는 것이 아닌 그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예수가 고난을 당했지만 결국 승리한 것처럼 그의 고난에 동참할 때 부활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는 성탄절의 기쁨, 부활절의 영광과 같은 기쁨의 종교로 인식되기 쉽지만 결국 기독교는 십자가의 고통과 고난, 잔인한 죽음의 상징으로 설명된다”고 말했다. 즉 십자가 상에서 고난을 당한 예수의 고통에 동참할 때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어 그는 “영적 기쁨과 감각적 기쁨은 다르다”고 전제한 후 “이 둘은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복음을 통한 진정한 기쁨과 신약성서에서 나오는 육체적 즐거움은 반드시 구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몰트만 교수는 1944년 아돌프 히틀러 암살을 계획하다 처형된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의 말을 인용하며 “고난당한 하나님은 무능력해 보이지만 스스로 고난당하신 하나님의 고통에 참여할 때 진정한 기쁨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독교의 중심에는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이 있는데 어떻게 기쁨의 종교가 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예수가 십자가형에 처해진 골고다 언덕 뒤에 부활의 태양이 떠오르고, 십자가에 달린 그분 안에서 새롭고 영원한 세계의 창조가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몰트만 교수는 인간의 기쁨과 행복의 문제를 논하기 위해서는 구원받은 사람들에 대한 하나님의 기쁨과 살아계신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헌신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기쁨은 외적이며 일시적인 감정일 수밖에 없지만 하나님으로부터 온 기쁨과 행복은‘온 마음과 영혼’을 통해 받아들일 때 영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세상의 위로와 행복으로 오는 기쁨은 일시적이지만 하나님에 대한 헌신을 통해 얻은 기쁨과 행복은 영원하다는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몰트만 교수는 슬픔과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삶을 통해 기쁨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랑은 우리의 삶에 활력을 주기도 하지만, 더 큰 고난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며 “고난과 죽음으로 고통받는 인간의 삶이 모든 것을 온전케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통해 위로받고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게 됨을 잊지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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