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좋은 만남을 그려 봅니다. 인생에서 한 번 스쳐가는 만남일지라도 인생에 유익을 주는 그런 사람을 만나기를 원합니다. 하물며 평생 자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좋은 분들을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큰 하나님의 은총입니까? 좋은 부모님을 주셨고, 좋은 아내를 주신 것에 대해서 한 번도 감사 헌금해 본 적은 없지만, 이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 잘 압니다. 또한 인생의 좋은 스승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나를 낳아 주신 분이 부모님이라면 나를 사람 되게 하는 분이 바로 스승이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들 뒤에는 언제나 위대한 스승이 있었습니다. 때로는 위인들의 업적에 가렸으나, 그래도 스승은 그들 뒤에 있었습니다. 오늘날도 많은 사람들이 참된 스승을 찾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좋은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자신의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경제 원리로만 사람들과의 관계를 설정하고 만들어 가는 세상에서 참된 스승을 만나기란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리고 복잡하게 얽힌 관계들로 인해 자신이 진실로 원하는 스승 밑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나는 아버지 밑에서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말씀 준비를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인간관계는 어떻게 하는지를 눈으로 보면서 자랄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개인의 이기적인 욕심, 경제적인 가치로 판단된 인간관계, 기회의 상실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는 지금 스승 부재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나에게도 많은 스승들이 있었습니다. 나의 무지를 깨우치신 분이 계신가 하면, 삶의 모범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보여 주신 분들도 계십니다. 이러한 나의 스승들 중 대부분은 나를 알지 못합니다. 제자는 스승에게 배웠다고 말하는데 스승이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니, 이 무슨 역사적인 비극 같은 소리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은 나를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나는 한결같이 그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나의 참된 스승, 나의 인생길의 어둠을 깨치게 해 주셨던 많은 스승들을 나는 책에서 만났습니다. 마지막 장을 넘기기가 아쉬웠던 책, 가슴이 뜨거워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게 했던 책, 다시 읽지 않으면 안되었던 책들이 나의 스승입니다.

나는 그 속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법을 배웠고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나를 흥분시킨 책들과 그 속에서 만난 스승들은 내가 가야 할 바른 길이 무엇인지 알게 했습니다.

그런데 가끔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을 접하곤 합니다. 책 같지도 않은 책들이 엄청난 광고에 힘입어 베스트셀러가 되는가 하면, 정작 읽혀야 될 가슴 뜨거운 책들은 종이 쓰레기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사람들은 이름 있는 저자, 가벼운 글, 잘된 광고의 책들을 선호하는 경향들이 뚜렷합니다. 어떤 서점에서는 ‘굳 셀러’코너가 있다고 합니다. 잘 팔리든 안 팔리든 상관하지 않고 계속 읽혀져야 할 좋은 책들을 위한 코너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그 코너의 서적 같은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꾸준히 변치 않고 읽히는 좋은 책 같은 그리스도인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바울은 열렬한 독서광이었습니다. 그는 노년에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도 디모데에게 책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많은 학자들은 바울이 노년에 찾은 책이 성경책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밤잠을 설치게 하는 굳 셀러,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성경은 가장 많이 팔리는 베스트셀러이면서도 사람들이 가장 안 읽는 책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이 사람의 머리를 헤딩하는 데만 쓰라고 만드시지 않았듯이, 성경을 우리에게 주실 땐 그것을 단지 들고 다니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나의 참된 스승은 나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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