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명절인 추석(중추절)을 앞두고 있다. 귀성전쟁으로 고속도로가 몸살을 앓고 사람들은 손에 선물꾸러미를 들고 고향을 찾는다. 기독교인들도 고향을 찾아 부모형제를 만나고 가족과 함께 즐거운 연휴를 보내게 된다.

원래 우리 민족은 음력 8월 한가위를 맞이한 기쁨의 행사로, 가을 추수에 대한 기쁨의 행사로 추석을 맞았다. 여기에 유교문화권 속에서 종교의식이 가미되어 조상들의 은덕을 감사하며 성묘를 하고 제사를 지내온 것이다.

한국교회는 추석을 보내며 동시에 미국의 선교 영향 속에서 추수감사절을 지내왔다. 추수감사절은 청교도들이 미 대륙으로 건너가 추위와 원주민의 위협 속에서 풍요로운 농사를 짓게 된 것을 감사하는 행사다. 원래 성경 속에서 추수감사의 내용을 담은 절기는 수장절, 맥추절이 있고 유대인은 이 날들을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축제의 절기로 지켜왔다.

일각에서 추석을 ‘추수감사주일’로 지킬 것을 제안하는 목소리가 제기되었다. 추석, 추수감사절은 추수의 축복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절기로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추수감사 절기인 ‘추석’을, 기독교의 감사 절기인 ‘추수감사절’과 일치시키자는 취지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시도는 전통적인 추석의 의미를 훼손시킬 수도 있고, 이미 한국교회의 추수감사절이 한 해의 감사를 담은 ‘감사의 절기’로 변경되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은 민족의 명절, 추수감사의 절기인 추석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먼저 우리 그리스도인은 추석을 추수를 통해 풍족함을 허락하신 하나님, 한 해 우리 가족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절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농경사회와 달리 우리 시대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추수의 기쁨을 직접 맛보는 사람은 극히 적다. 그러나 농사는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가장 기초적인 일이며, 농사가 있기에 우리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가족이 함께 모여 우리 민족에게 추수를 통해 풍족함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릴 뿐 아니라 한 해 동안 우리 가족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기도를 드려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 그리스도인은 고향교회를 찾아 신앙 안에서 교제를 나누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절기로 삼아야 한다. 최근 교계 일각에서는 추석을 맞아 고향교회에서 예배드리기 운동을 제안하고 있다. 고향교회를 찾아 신앙 안에서 교제를 나누고 하나님께 감사헌금을 드리며 기도로 교회를 격려하자는 것이다.

우리 성결교회는 다른 교단에 비해 농어촌선교에 힘써왔고 농어촌교회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추석 명절이 평일이기 때문에 주일예배를 드리기 어렵다면 수요예배나 새벽예배를 통해 교회를 찾아 고향 성도들과 사랑의 교제를 나누길 바란다. 또한 잠깐 고향교회를 찾아 목회자를 방문하여 자그마한 위로를 전한다면 작은교회에서 헌신하는 목회자들에게 큰 격려가 될 것이다.

또한 우리 그리스도인은 추석을 가족 사랑과 관계 회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기독교인들 중 교회에 헌신하면서 형제간에, 가족 간에 사랑의 관계가 깨어진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전통이 엄격한 집안일수록 제사 문제나 산소 방문 등으로 가족과 마찰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추석을 소극적인 태도가 아니라 적극적인 태도로 임할 필요가 있다. 가족을 찾아 함께 하면서 가족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고 천천히 가족 문화를 바꾸어 가는 노력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길이며 추석을 가족 행복의 축제로 만드는 길이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