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에 내전의 불길이 치솟은 시리아에서 정부군이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로켓 공격을 감행했다는 보도다. 이 공격으로 다마스쿠스(다메섹) 인근의 여자와 어린이들이 포함된 1300여명이 희생되었다. 내전 5개월 동안에 이미 10만여명의 사망자를 낸 시리아 사태에 대해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강국들은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이 군사적 개입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저울질하고 있다.

▨… 화학무기의 사용은 여자와 어린이를 포함한 비무장 민간인을 대량살상시킨다는 점에서 ‘가장 악랄하고 비인도적인 행위’로 세계가 규탄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미국이 이락을 침공할 때도 그 명분은 사담 후세인이 화학무기를 대량 생산,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알려진 바로는 시리아의 알아사드 독재정권은 북한으로부터 화학무기 생산의 원료와 기술을 지원받았다. 우리로서도 시리아 사태가 강 건너 불이 아닌 셈이다.

▨… 20세기 이후 세계의 경찰국가 역할을 자임해 온 미국이 시리아 사태에서 개입을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도 매일처럼 자살폭탄이 터지는 이락 사태를 경험하면서 시리아와 이락의 유혈충돌은 정치세력의 권력쟁취를 위한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이슬람의 수니파와 시아파라는 종교적 신념이 1400여년의 갈등을 거쳐 폭발한 것임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 종교적 신념이 세속 권력과 결합되면 신앙의 이성적 측면은 마비되어 버린다. 기독교 역사에서도 그러한 모습은 종교전쟁이라든가 십자군 전쟁에서 나타났었다. 본질은 사라지고 계율만 날카롭게 날을 세운 종교는 어쩌면 화학무기나 핵폭탄보다 더 인간의 비인간화를 부추겨 왔었다. 예수께서 계율은 강조하면서도 ‘의와 인과 신은 버린’(마태 23장) 종교인들을 비판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아닐까.

▨… 한국교회가 침체기의 소용돌이에서 수년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성결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전도의 열심히 사라졌기 때문인가, 목회자들의 학력과 실력이 저하되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사회가 그만큼 사악해진 탓인가. 계율과 교리만 날카롭게 다듬어 온 교회가 ‘의와 인과 신은 버린’ 탓이 아닌지, 이슬람 사태에 견주어 자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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