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암 송시열(1607-1689)에게 어느 제자가 학문의 길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우암이 지필묵을 찾아 간단히 단어 하나를 써 주었다. 각고(刻苦). 사전적인 의미로는 고생을 견디며 몹시 애쓴다는 뜻이다. 이런저런 일들에 마음을 뺏겨 시간을 헛되이 보내버린다면 아무리 좋은 재주와 자질을 타고 났더라도 학문의 길에서 성공할 수 없음을 우암은 말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 목회의 길이라고 다를까? 목회라는 말에 성공이라든가 실패라는 단어를 연관시키는 것은  너무 세속적 냄새가 나고 목회의 본질에서부터 벗어나게끔 만들 위험이 있다. 그러나 목회의 길에서도 ‘목회다운 목회’라는 말로 성공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대치시킨다면 ‘각고’의 의미는 결코 퇴색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것은 ‘소명의식’과 동의어가 될 것이다.

▨… 교회의 사명과 역할을 교회의 크기 즉 교인 수와 재정규모로만 파악한다면 그것은 비신앙적이다. 그러나 교회도, 교단도 사회적 유기체라는 관점에서 보면, 미자립 교회는 교회로서의 사명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려 하지만, 아직은 역부족임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 이런 교단적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서 총회장은 2·3·4 부흥운동을 제안한 것이리라.

▨… 하루에 2시간 기도하고, 3시간 성경말씀을 공부하고 4시간 전도하는 일에 몰두하자는 것이 2·3·4 부흥운동의 내용이다. 그만큼 기도 안하고, 성경공부 안하고 전도 안하는 목회자가 우리 성결교회에 있을 수 있느냐는 볼멘 소리가 나올 수 있다. 둘, 셋, 넷이라는 시간의 숫자가 무슨 원칙처럼 고집되어야 하느냐고 딴지를 걸거나, 그렇게만 하면 교회가 부흥할 수 있느냐는 야유도 있을 수 있다.

▨… 그러나 교회의 부흥을 위해서‘각고’의 의미를 다지자는 총회장의 의지에서 2·3·4 부흥운동이 제시되어졌음을 감안한다면 우리는 이의가 있더라도 한 마음이 되어야 한다. 바라기는 이 운동을 실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모든 교회들에게 보다 넉넉한 지원금이 주어졌으면 한다. 이 운동이 지난 시절의 행사들처럼 상투적인 것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총회장의‘각고’가 요청됨도 지적해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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