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봉, 원폭피해자·후손 르포

한국교회희망봉사단(대표회장 김삼환 목사)이 최근 원폭피해자와 후손의 70여년에 걸친 아픔의 현장이 기록된 르포집 ‘핵, 끝나지 않은 형벌을 발간했다.

1945년 8월 6일은 히로시마, 9일은 나가사키에 각각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다.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거주하던 한국인 7만 여명 중 4만 여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 중 2만 3천명은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온 사람들은 방사능 피폭이라는 무서운 고통에 많은 수가 사망했고, 살아남은 사람들도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한국인 원폭피해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전 국민일보 기자인 박동수 작가에게 부탁해 르포집을 출간하게 됐다. 이 책은 박동수 작가가 유독 한국인 원폭피해자가 많은 경남 합천을 중심으로 원폭피해자와 그 2세를 심층 인터뷰하고 관련 자료를 분석하여 심혈을 기울여 기록한 생생한 현장 기록물이다.

저자는 원폭피해자들을 ‘지상에서 지옥을 사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저자는 이들을 위해 단순한 동정을 넘어선 깊은 공감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원폭피해자들의 고통만을 기록한 것은 아니다.

원폭피해자들이 스스로의 존엄성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투쟁해 온 역사와 국내 최초로 스스로 원폭피해자 2세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한국원폭2세환우회를 조직하고 서른 다섯해의 짧은 생을 바쳐 원폭피해자 2세 문제를 우리 사회에 공론화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고 김형률 씨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아울러 제17대 국회부터 지금 19대 국회까지 원폭피해자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한 피해 당사자와 시민, 사회, 종교단체들의 지난한 과정들이 잘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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