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나무다리 어렵대야 시아버지 같이 어려우랴. 나뭇잎이 푸르대야 시어머니보다 더 푸르랴. 동서하나 할림새요, 시누하나 뾰족새요, 시아버지 뾰롱새요, 남편하나 미련새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요이지만 시집살이가 ‘며느리살이’로 변한지가 오래인 이 시대에서는 잊혀진 노래이다. 그러나 이 잊혀진 노래가 기승을 부리는 곳이 있다면 어디일까? 점잖게들 고개를 갸웃하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 젊은 부목사들이, 더 젊은 전도사들이 새해의 일자리를 찾으려고 동분서주 종종걸음을 치고 있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12월에 사무총회를 여는데 그 전에 입지가 결정되지 않으면 무임자 신세를 면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매년 재신임을 받지 못하면 물러나야하는 파리 목숨이기에 죽을 둥 살둥, 나름으로는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는 자신의 마음과는 다르게 나타나서 곤욕을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왜, 조금 더 열심을 내서 담임목사님과 교회의 인정을 받도록 노력하지 못했었나?” 도와줄 길이 없어서 뻔한 말로 염장을 질렀다. 젊은 부목사가 “순진하신 건가요?”라고 물으면서 한숨을 쏟아냈다. “부목사를 오래 붙들어 두면 개척교회라도 세울 수 있게 도와주어야하니 이런 사정 보지 말고 부목사는 제꺽제꺽 갈아야 합니다.”

▨… 부목사가 그러하다면 전도사야 더 말해 무엇할까? 도대체 대학과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시취까지 받아야 일할 자격이 주어지는 전도사에 대해 노동법을 들이대서는 말이 안되겠지만,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 알쏭달쏭해서 판별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너무도 많은 것이 우리나라 교회의 현실이다. 심방여전도사의 경우는 그 사정이라는 것이 관심의 대상조차도 되지 못하고 있음이 사실이기도 하다.

▨… 옛 민요의 시집살이에 비견되어서는 말이 안 될 것이다. 부목사나 전도사의 목회생활이 시집살이에 비교되어지는 것은 교회를 모르는 이들의 의도적인 험담이거나 망발일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부목사, 전도사들이 십자가의 길이란 으레 그런 것이려니 하고 감내하며 계약기간만이라도 명료해졌으면 하는 바람만 간직하고 있지 않은가. 개척할 힘은 없고 이제는 떠나야 할 수밖에 없는 종들을 책임져 줄 분은 오직 성령밖에는 없으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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