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얻는 가족들만의 시간’이 중요
'스마트폰 끄기’등 집중도 높이기
부부, 부모·자녀 역할바꾸기 등 제안

대부분의 가족휴가는 7, 8월에 몰려있어서 사실 꽉 막힌 도로와 휴가지 바가지 요금, 집을 떠난 불편함을 피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매년 휴가를 떠나게 만드는 것은 일상을 벗어난 자유로움을 만끽하면 몸도 마음도 재충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년 중 하프타임으로 다가올 후반기를 준비하는 여름 휴가는 가족과 함께할 때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다.

# 이영춘 집사(서호교회) 는 슬하에 4남매를 두고 있다. 지금은 자녀들이 다 컸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가족여행도 가고, 도심나들이도 자주했다. 일상을 떠나 많은 경험을 함께해서인지 지금도 부부간, 남매들간에 우애도 좋고, 가족소통도 잘된다. 물론 ‘신앙'이 가족행복의 바탕이지만 함께 만든 추억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집사는 “얼마전 맏이(25세)가 어릴 때처럼 올해는 함께 다시 가족여행을 가자고 제안했는데 행복했던 여행들이 기억에 많이 남은 것 같다"면서 “가족들이 좋은 추억을 공유한다면 가족간의 소통과 행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장연주 집사(강서교회)는 여름마다 15명 이상 대규모 가족여행을 떠난다. 친정 부모님과 출가한 3남매 가족들이 함께 가족여행을 다닌 지 10년이 넘었다. 명절 때도 제대로 못보는 친정식구들과 2박3일 여행지에서 함께 있다보면 일상의 피로가 풀리고, 특별한 대화없이도 그자체로 행복을 느낀다. 매년 여름마다 짐을 싸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행의 즐거움에 가족의 화목까지 더할 수 있는 ‘가족여행'은 대화가 줄어들고, 소통이 막혀가는 많은 가정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 올 여름, 휴가를 가족행복을 키우는 계기로 만드는 방법을 제안한다.
유찬모 간사(서울YMCA 청소년 협력부)는 “휴가기간 보다 휴가 전 준비과정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자녀가 있는 경우 휴가지를 정하거나, 휴가지에서 뭘 했으면 좋은지 자녀들의 의견을 존중해 결정한다면 여행 전부터 자녀들과 한걸음 더 가까워 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여행 중에는 역할을 바꿔 맡아보는 것도 서로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운전은 아빠, 식사는 엄마, 자녀는 놀이에 집중하는 게 보통 가족들의 휴가 모습이다. 그러나 이번 여행기간에는 변화를 줘보자. 여행 중 하루만이라도 역할을 바꿔 서로의 입장이 되어보자. 엄마가 운전 맡기거나 아빠와 자녀가 식사를 맡아 해보는 것도 좋고, 역할을 아예 바꾸기 보다 모든 부분을 협력해서 함께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갈수록 친척들과의 관계가 소흘해지는 친가나 외가 식구들과 함께 대규모 가족여행을 떠는 것도 추천되고 있다. 명절외에는 잘 만나지 못하는 친척들이 많은데 특별한 가족여행으로 올 여름 사촌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부모들도 소원해진 형제들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문제는 휴가 기간을 맞추는 일. 만약 휴가를 맞출 수 없다면 금요일 밤에 떠나서 1박2일 캠핑이나 하루여행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는 일이다. ‘일상을 벗어난다'는 것과 함께 ‘우리 가족만의 시간을 보낸다'는 가족간의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이번 휴가는 가족들이 함께 재충전을 위한 쉼이 될 수 있도록 일정을 여유롭게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서무영 목사(디퍼런스연구소 대표)는 “계획을 세밀히 세워 관광이나 체험 등을 많이 하기보다 가족의 화목을 최고의 목표로 세우고 움직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여행지에서는 평소보다 깊은 대화를 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너무 조바심을 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면서 “내 얘기만 하지 말고 여행지만의 여유가 서로에 대한 배려가 되도록 경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꼭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시골, 산골, 섬에 계신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를 뵈러가는 길이 즐거운 여행길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 한가지씩 만이라도 온가족이 공유할 수 있는 추억, 가족 화목의 작은 결실을 맺도록 실천하는게 중요하다"면서 “대화나 준비가 부족해도 좋다. 올해를 첫걸음으로 삼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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