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챔피온 꿈꾸는 '행복한 복서'
메달 좌절딛고 신앙으로 부활

백종섭 선수와 차문이 집사 부부
올림픽 메달을 목전에 두고 부상으로 돌아서야 했던 비운의 복서 백종섭 선수(부여중앙교회)는 요즘 콧노래가 절로 난다. 올림픽 당시의 비통함은  ‘다시 링에 서 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바뀌었다. 주변의 따뜻한 관심과 기도가 그에게 희망을 심어준 것이다.

“당시에는 분하고 억울한 마음,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이제 다시 해보겠다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백 선수는 베이징올림픽 복싱 60㎏급 대표 선수로 16강전에서 우승후보를 물리치고 한 경기만 더 이기면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 중 당한 기관지 파열로 8강전을 앞두고 기권할 수밖에 없었다. 16강전의 승리 후 딸 민주(4)의 이름을 링에서 목놓아 불렀던 ‘아빠 복서'는 “죽어도 링에서 죽겠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백 선수에게는 올림픽 메달만이 그의 살길을 열어주는 희망이었다. 메달을 따야 군면제도 받을 수 있고, 포상으로 도장을 꾸려 결혼식도 못 올리고 사는 아내 차문이 집사(부여중앙교회)와 안정된 삶을 사는 꿈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부상으로 이 모든 꿈이 산산이 부서졌다. 메달획득 실패로 그는 11월 입대해야 하는 상황에 닥쳤다.

그러나 이제 그는 두렵고 슬프지 않다. 신앙좋은 아내와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존재를 보다 가까이 느끼기 시작하고, 주변사람들의 도움에 큰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시합 전에 긴장될 때 마다 두손 꼭 잡고 기도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안정을 찾았어요. 그리고 메달도 못 땄지만 이렇게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 이런 게 하나님 은혜인 것 같아요.”

아내 차문이 집사는 “메달 못 딴 건 아무렇지도 않아요. 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인데요. 다쳤다는 소리 듣고도 걱정 안했어요. 뭔가 주님이 다른 것을 준비하셨다 생각했죠.”

사실 예전 같으면 메달을 포기한 선수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을 텐데, 백 선수 이야기가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온정이 답지했다. SK마케팅앤컴퍼니에서는 결혼식을 무료로 치러주겠다고 나섰다. 11월 2일 그는 서울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치르게 됐다.

차문이 집사는 연신 “하나님 은혜”라는 말을 반복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교회분들이 얼마나 기도를 해주셨는지 몰라요. 기도가 정말 큰 힘이 되는구나 다시 한번 깨달았죠. 전 앞으로도 걱정 안해요. 주님이 다 알아서 해주실거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글러브를 끼고 나서 처음으로 받아보는 큰 성원.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했던 백 선수는 이젠 2012년 런던올림픽에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이렇게 많은 성원을 보내 준 분들을 위해서라도 올림픽에 다시 서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11월 2일 서울에서 지각 결혼식을 올리는 백종섭 선수는 10월 전국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지금 태릉선수촌이 입소한 상태다.
차 집사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지만 기도하면 길을 열어주시잖아요. 민주랑, 뱃속의 ‘만복’이랑 함께 기도로 뒷바라지 하겠습니다.”

좌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도의 힘’을 체험하며 다시 일어선 백 선수 부부는 환한 미소로 서로를 보듬으며 희망을 속삭였다. 이제 그들은 신앙의 힘으로 또 다른 도전을 꿈꾸며 희망찬 내일을 위해 오늘도 무릎을 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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