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학회 학술발표회, 박명수 교수 발제

 

개신교가 제국주의와 일본의 침략을 옹호했다는 한국근현대사의 역사기술은 잘못되었다는 주장이 한국교회역사학계에서 또 다시 제기되었다.
한국교회사학회(회장 김홍기 교수)는 지난 9월 18일 정동제일교회에서 ‘한국역사교과서의 개신교 왜곡’이라는 주제로 학술 세미나를 갖고 기독교가 일제를 옹호했다는 주장을 학술적으로 반박했다.
이날 박명수 교수(서울신대)는 ‘한국 개신교는 제국주의의 열강과 일제침략을 옹호했는가?’라는 논문에서 “금성출판사의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의 사례를 들어 ‘개항(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한일 강제합방(1910년 경술국치) 이전’ 시기 개신교에 대한 기술이 왜곡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정·교 분리를 원칙으로 하는 개신교는 당시 제국주의에 부역하지도 않았으며, 일제의 침략을 옹호하지 않았다”며 역사교과서의 잘못된 기독교 관련 내용을 반박했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 들어온 개신교의 복음주의는 신앙의 자유를 중시했기 때문에 공격적 선교와는 거리가 있었고 미국의 제국주의 확장 과정에서 선교가 이뤄지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면서 학교와 병원 설립 등 근대화에 공헌한 점은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개신교의 입장은 프랑스와 러시아가 천주교와 정교회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 것과는 구별된다는 것이다.
또 개신교가 일제 침략을 옹호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춘생문 사건’ 등을 들어 반박했다. 선교사들의 요청으로 미국 공사가 고종을 보호한 춘생문 사건(1895)은 개신교가 일본의 침략을 반대했다는 증거이며, 1897년 국무장관의 시달, 매켄지와 헐버트의 글 등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했다. 이어 박 교수는 개신교가 3·1운동 탄압에 항거하는 등 일본의 조선지배에 개신교가 걸림돌이 돼 105인 사건(1911) 등으로 탄압 받았다고 주장했다.
윤경로 한성대 총장(한국사)과 박용규 총신대 교수(교회사), 이은선 안양대 교수(기독교문화학)도 “기독교가 제국주의 열강을 옹호하고 일제의 침략을 정당화했다는 주장은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며 “기독교사를 근·현대사 속에 포함시키기 위해 교계와 신학계가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특히 일반 역사학계와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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