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경제적 고통, 상담 위로 등 지원 필요

경기도 안산에 살고 있는 김현희 할머니(74세)는 외아들을 선교사로 보내고 수년째 혼자 살고 있다. 외국 유학까지 마친 아들이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선교사로 나갈 때는 속상하고 힘들었지만 이제는 선교사 아들을 위해 매일 새벽기도회에 나갈 정도로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그러나 아들이 선교사라는 자부심 하나로 살아가고 있는 김 할머니는 혼자 사는 외로움과 생활고, 건강 악화로 어려움이 가중 되고 있다. 더욱이 자녀가 부모를 두고 떠났다고 오해하는 주위의 시선이 따가울 때가 많다.    
김 할머니처럼 자녀를 먼 타국에 보내놓고 외롭게 살아가는 부모들이 상당히 많다. 선교사가 유일한 자녀인 경우에는 외로움과 경제적인 상황이 더 어렵거나 자녀의 선교활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믿음이 약하거나 믿지 않는 부모은 자녀의 선교활동을 반대하다가 의절한 경우도 있고, 신앙을 버리거나 믿지않는 상태에서 임종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교회 선교사의 수가 1만 5000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선교사 가족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은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선교사 자녀(MK)에 관한 관심과 지원 사역은 예전보다 늘어났지만 선교사 부모 돌봄 사역(MP, Missionary Parents Care Ministry)은 미흡한 상황이다. 본 교단 해외선교도 마찬가지다. 해외선교위원회 창립 30주년이 됐지만 선교사 부모를 위한 사역은 전무한 실정이다. 
선교 전문가들은 선교사 자녀 못지않게 ‘선교사 부모’에 대한 돌봄 사역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모를 돌보지 못하는 선교사들의 아픔을 덜어주고, 자녀들을 타국에 보내고 외롭게 지내는 선교사 부모들에게 적절한 지원과 돌봄 사역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최형근 교수(서울신대 선교학)는 “한국교회가 2030년까지 100만명 선교사 파송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선교사 지원 사역은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면서 “부모를 돌보지 못하는 선교사들의 심적인 부담을 덜어주고, 현지 사역의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선교사 부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관으로 40년 이상 외국에서 생활했던 이시영 장로(전 전주대 총장, COME선교회 국제이사장)도 “누군가가 자신의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돌보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 위로를 얻게 된다”면서 “단순한 물적 지원뿐만 아니라 선교사 부부관계, 선교사 자녀교육, 부모 돌봄 등 선교사 가족 돌봄 사역에 대한 인프라로 구축해야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선교사 가족 돌봄 사역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부모케어 사역을 벌이고 있는 선교 단체도 생기기 시작했다. 한국개척선교회(대표 도문갑 목사, GMP)의 MP사역이 대표적이다. 내과 의사이자 러시아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윤영곤 선교사는 작년부터 개척선교회(GMP) 소속 선교사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건강 상담과 진료 사역 등 돌봄 사역을 벌이고 있다. 선교사 부모의 집을 직접 방문해 안부를 묻고 건강을 체크하고 있으며, 믿지않는 부모에게는 복음을 전하고 있다.
이런 MP사역은 시작단계에 불과하지만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외롭고 허전한 마음을 위로 받고, 이로 인해 선교사 자녀에 대한 자부심이 커지고 있고, 믿지 않는 부모들의 결신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타국에 있는 선교사들로부터 감사의 편지도 쇄도하고 있어 사역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HOPE선교회 등 일반 선교단체와 예장합동 세계선교회(GMS), 예장 대신과 침례교, 고신 교단 등에서도 선교사 부모 초청 위로회, 선교사 가족 나들이 등을 통해 선교사 부모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선교사 부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윤영곤 선교사는 “GMP선교회 선교사 부모만 하더라도 모두 126명인데 대부분 80세에 가까운 고령에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70% 이상은 경제사정이 어렵다”면서 “한국교회 차원에서 선교사 부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늘리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단순한 위로 행사나 방문을 벗어나 의료와 상담, 경제적 지원 등으로 MP 사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차원 높은 선교를 위해 선교사 가족을 돌볼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교를 위해 기꺼이 자식을 선교사로 보낸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런 부모들을 돌보지 못하는 선교사들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선교사 부모 돌봄 사역에 관심을 높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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