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 대한 그리움, 일상의 흔적 담아
5년간의 일기 및 수기 … 자녀 사랑, 신앙고백도

신안군 임자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정효자 권사(대기리교회)가 소천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우리 다시 만날 날’(예옥)을 펴냈다. 문준경 전도사의 신앙과 헌신이 어린 증도에서 태어난 정 권사는 초등학교 졸업 후 임자도로 이사해 그곳에서 결혼하여 70여년을  살아왔다.

어느 날 그녀 앞에 갑자기 남편 김종주 장로의 췌장암 3기 진단이 내려졌다. 어려운 삶이었지만 행복했고 헌신의 신앙으로 자녀를 양육하며 하나님과 교회를 위해 헌신한 그들 부부에겐 청천벽력과 같은 아픔이었다. 결국 남편은 투병을 하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

그 부렵부터 정 권사는 ‘힘들고 괴로운 마음 의지할 데 없을 때마다 한 장 한 장 일기장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일기는 먼저 떠난 남편에 대한 원망이었고 그리움이었다. 그렇게 쓰인 일기는 남편이 투병하던 2007년 1월부터 시작해 그를 떠나보낸 5년 후 2012년 12월까지 이어졌다.

이번에 한권의 책으로 엮은 그녀의 일기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 뿐 아니라 남편과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 이웃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대파농사와 논농사 등 일상의 삶과 대기리교회와 신앙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또한 그녀의 생애를 고백한 수기 17편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기록되었을 뿐 아니라 그녀의 삶과 행복했던 시절의 사진, 일기장 모습도 사진에 담겼다.

정효자 권사는 매일 노트에 그날의 일상과 생각, 느낌을 짧게 기록한 일기를 써 내려갔다. 그의 일기는 한 사람의 삶의 기록이요, 남편에 대한 그리움의 기록이다. 일기의 상당부분은 2007년 소천한 남편 김종주 장로에 대한 그리움과 자녀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차지한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그렇듯 칠순을 넘긴 정 권사의 삶은 남편과 가족들과 함께 했고 그들을 향한 사랑이 마음 전체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의 일기에는 농사와 관련된 소소한 일상과 자신의 기도와 신앙생활에 대한 고민도 담겼다. 그녀의 삶이 농사꾼으로서, 교회 권사로서 온전히 헌신해 온 삶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픔은 그리움이 되고 ‘왜 죽었어, 왜 갔어, 너무 허망하고 속상해’라고 말하던 정 권사는 3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은 그리움만 남기고 가는 것’이라고 말하게 됐다. 그녀의 일기에는 많은 사람이 아프고 죽고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는 삶이 담겨 있다. 삶은 계속되고 신앙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화자 권사의 기록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정화자/예옥/480쪽/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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