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47: 7∼10)

성경의 인물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대표적인 사람이 야곱입니다. 야곱은 마치 한편의 드라마처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우여곡절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의 삶에는 실패도 좌절도 많았습니다. 또한 그는 많은 실수도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적으로 많은 약점을 가진 야곱을 붙들어 결국에는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야곱처럼 많은 실수를 저지르며 인간적 약점을 가진 우리는 이러한 야곱의 삶을 바라보며, 우리도 하나님께서 붙들어 주시기만 하면 승리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소망을 갖게 됩니다.

본문은 야곱이 노년에 흉년을 피하여 가나안에서 애굽으로 내려가 바로와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바로는 야곱에게 물었습니다. “네 나이가 얼마냐?” 우리는 타인으로부터, 혹은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받습니다. 

이 질문 속에 담겨진 세 가지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째로, 지나간 과거를 돌아보라는 의미입니다. 사람에 따라 지나간 과거의 길이와 의미는 각기 다릅니다. 영광된 과거도 있고 부끄러운 과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과거 그 자체가 아닙니다. 이 과거가 현재와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것입니다. 비록 영광스러운 과거를 가졌다 할지라도 그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이는 현재와 미래에 해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록 부끄러운 과거를 가졌다 할지라도 이를 회개하고 여기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전기로 삼는다면 삶의 큰 자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나간 과거를 돌아보되 인간적인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렌즈를 통하여 바라보아야 합니다. 

둘째로, 당면한 현재를 점검하라는 의미입니다. 사람이 자기 스스로에 대하여 냉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자기 연민에 쉽게 빠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기도취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자신을 깊이 성찰하는 기회를 소홀히 하였던 사람이 어떤 특별한 시간을 맞아 갑자기 자신을 돌아보았을 때 이러한 현상에 더 쉽게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숙한 성도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거울에 자신을 냉철하게 비추는 기회를 수시로 갖기 때문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항상 감사와 회개의 삶을 살아감으로 인해 자신의 현주소를 정확히 알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다가올 미래를 계획하라는 의미입니다. 자신의 나이를 점검한다는 것은 과거의 삶을 돌아보는 것이며, 현재의 당면한 상황을 살펴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의 점검은 그 차제로서의 의미보다는 미래와 관련하여 더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과거에 비록 실패의 삶을 살았다고 하더라도 미래의 삶이 이를 역전시킬 수 있습니다.

야곱의 삶에는 많은 과오가 있었습니다. 형 에서와 아버지 이삭을 속였습니다. 네 번의 결혼에서 오는 축첩의 폐해와 편애의 올무 때문에 그의 가정에는 분란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과의 약속에 따라 벧엘로 올라가는 것을 지체하다가 그의 딸이 이방인에게 강간당하는 치욕도 겪었습니다. 실로 야곱의 생애는 본문에 나오는 자신의 말대로 ‘험악한 세월’이었습니다. 그러나 야곱의 삶은 결코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 안에서 지나간 과거를 돌아보며, 당면한 현재를 점검하고, 다가올 미래를 계획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네 나이가 얼마냐?”라는 물음 앞에 과거와 현재와 미래란 시간 속에 서 있는 나 자신을 돌아봅시다. 그리고 과거를 거울로 삼고 현재를 발판으로 삼아 가장 빛나는 생의 전성기가 될 미래의 자화상을 만들어봅시다. 우리에게 가장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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