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는 모든 시대 가운데서 가장 역사의식이 발달한 시대이다. 현대인은 자기가 지나온 어둠을 뒤돌아보고 열심히 응시한다. 그것은 거기서 비쳐오는 희미한 빛이 그가 나아가려고 하는 암흑을 비추어줄 수도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또 반대로 앞으로 뻗어나간 오솔길에 대한 소망과 불안이 그 배후에 가로놓인 것에 대한 통찰을 격려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끊임없는 역사의 사슬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카·역사란 무엇인가)

▨… 카(E.H.Carr)의 관점에서 보면 역사란 끊임없이 움직이는 과정이기에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사슬로 연결되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 과거없는 현재란 있을 수 없으며 현재를 공백화한 미래 또한 상정이 불가능하다. 이점에서 현재는 과거의 열매이며 미래는 현재라는 어머니가 낳는 자식이다. 자연에는 우연이 있을 수 있지만 역사에는 필연만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한다.

▨… 진정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가. 교단의 대통합을 위해서 이유를 묻지도, 원인을 따지지도 않기로 하고 모든 것을 묻었다. 묻어버렸으므로 더 이상은 교단을 어지럽게 하는 일이 빚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이것이 모든 성결인들의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왜인지 조금은 불안하다. 이 불안의 정체가, 행여 우리가 묻어버린 것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양심은 아닐까 하는데서 비롯되어진 것이라면….

▨… 아닐 것이다. 신앙적 양심까지 묻어버린 것은 아닐 것이다. 총무 당선무효선언에서 전권위 심판에서, 총회장 불신임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요구 소동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고는 있지만, 교단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모든 것을 덮자는 것이 총회 대의원들의 의지였을 것이다. 결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자체를 묻어버리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 삼일 금식기도로 임기를 시작한 조일래 총회장의 1년에 대한 모든 성결인들의 기대를 간추려 두가지만 밝히고자 한다. 첫째는 상식과 합리가 통하는 행정과 교단 운영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성결인들의 마음을 읽어주었으면 한다. 둘째는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산타야나(G.S antayana)가 말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과거를 반복할 수 밖에 없다”라고. 오지랖 넓은 티내는 괜한 고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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