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로교, 감리교 등 대교단들이 9월에 총회, 연회를 연다. 이들 교단들도 총회, 연회의 최대 관심사는 총회장 또는 감독 선거에 있다. 모두가 성직자인데 총회장, 감독이 되는 일이 무에 그리 중요한 지 돈이 다발로 난무하는 모습은 세속의 정치판 뺨치고도 남는다 한다. 교단 크기와 돈다발의 크기는 정비례라는 것이 정설이라니 교단장을 꿈꾸는 이들은 우리교단에 속한 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

▨… 어느 입후보자는 몇년 전부터 대의원들을 A, B, C 등급으로 나누어  A등급은 아프리카, B등급은 동남아, C등급은 제주도로 여행을 보내 표를 다졌다고 한다. 또 설교자로 초청하여 A등급은 일백만원, B등급은 오십만원, C등급은 삼십만원 씩 강사비를 지급했다는 소문도 있다. 차라리 유비통신이었으면 싶은 이야기지만….

▨… 그러나 이 유비통신의 주인공이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현실에 성직자들의 부끄러움이 숨어 있다. 어느 목사가, 어느 장로가 이런 사람이 대표가 되는 것에 쉽게 동의할 수 있겠는가? 교단의 대의원으로 선출되는 이들인데 이런 행태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할 만큼 바보는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당선될 것이라고 교계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 인류학자인 리처드 알렉산더는 “도덕과 법률의 규칙은 사회 구성원들이 조화롭게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니라, 적을 제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단결하도록 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하였다. 알렉산더가 말한 도덕과 법률의 범위 안에 각 교단의 교단법(헌법)까지 포함시킨다면 성직자를 뭘로 보느냐고 화내실 분이 계실까?

▨… 어느 분이 어느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좋다… 금품선거한 총회장들의 문제도 다루고 도박당구치는 목사의 문제도 거론하고 이단시비에 휘말린 목사의 문제도 밝혀내고…” 속이 후련해질 만큼의 단호함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한다. 성직자가 가장 부끄러워해야 할 모습이 과연 이런 것일까? 그 글의 행간이 이야기하듯 쥐꼬리만큼의 깨달음도 없으면서 십자가를 팔고 있는 뻔뻔함이 먼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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