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이름 석 자를 걸고 맹세한다” “저는 그런 인간이 아니다” “샤워 중 노크 소리를 듣고 브리핑 자료를 갖다 준다고 생각해 급하게 방문을 열었다” “허리를 ‘툭’ 한 차례 쳤다. 위로와 격려의 제스처였다. 미국의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궁지에 몰린 탓일까, 대통령 선거 당시 TV에 출연하여 호기를 부리며 상하 구분없이 마구 꾸짖으며 독설을 내뱉던 모습은 흔적조차 없었다.

▨… 청와대 대변인, 얼마나 높은 자리인지 또 권세가 얼마나 큰 자리인지는 알 수 없지만 거짓말로 진실까지 덮어버릴 수 있는 권력의 자리는 아닐 것이다. 그 자리는, 상식적으로는, 대통령의 의중을 올곧게 국민에게 전달하는 자리이고 그점에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리이다. 대통령의 입을 대신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온라인 리얼타임 시스템으로서의 역할 수행일 뿐이다.

▨… 대변인의 자리는 단지 말을 잘 한다고 해서 주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말의 논리가 명쾌해서 핵심을 잘 찌르고 발음이 정확해서 전달이 잘된다는 것이 말 잘하는 것의 기준이라면 “말(言語)이 곧 그 사람”이라는 말은 그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조리나 음색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무엇보다 그 말을 통해 진실이 전달되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 말은 잘 하는데 그 사람됨이 그 말을 따라가지 못할 때 그 말은 요설이 될 수 밖에 없다. TV를 주름잡던 윤창중의 말이 요설이었음이 판명되는 순간 여성의원들은 입을 모았다. “너절한 변명을 늘어놓지 말라.” 윤창중의 말이 조리가 없어서 ‘너절한 변명’이라는 질타를 받은 것이 아니라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권력자의 자리에 걸맞는 사람됨이 따르지 못하므로 받게 된 질타라고 여겨진다.

▨… 흔히 사람들은 말 잘하는 사람으로 변호사, 국회의원을 꼽는다. 그러면서 ‘예수쟁이도’라고 침을 놓는다. 총회가 코앞이다. 교단이 시끄러우니 말솜씨깨나 있는 이들의 말이 얼마나 회의장을 주름잡을까. 목은 이색이었던가, “말이라고 꼭 말하지 말고 쓸 것이라고 꼭 쓰지 않는 것 또한 삼감이 아니겠는가”라고 지적해주었던 이는… 총회에서의 발언 횟수를 제한하겠다는 임원회의 결정이 확고하다면 말만 잘하는(?) 이들의 요설에 귀를 막아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지 않을까. 요설을 들을 귀는 없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