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교단, 여성리더 양적 증가에 비해 역할 변화 못 미쳐
여성은 실력·경험 키우고, 남성은 배려·의식변화 이뤄야

본 교단에서 여성안수를 시행한지 올해로 8년. 교단 내 여성목사와 여성장로의 숫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현재 여성 목사는 지난 4월 새로 안수받은 20명을 포함해 총 150명에 육박하고 있고, 여성 장로는 60명을 앞두고 있다. 여성안수 초기 은퇴를 앞둔 안수자들이 다수 포함되어있던 관계로 현재 은퇴한 여성들도 포함된 숫자다.

매년 많지 않아도 조금씩 여성 목사와 장로는 확실히 늘어나고 있는데 문제는 양적 증가에 비해 역할의 변화는 못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냉정하게 현실을 돌아볼 때 여성들의 역할과 지위는 큰 변화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교회 내 주요 결정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많지 않고, 교단이나 교회, 지방회 주요 행사에 여성들이 순서를 맡거나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도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아직 여성안수 시행 10년도 채 안된 상황이라 대의원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고, 여러 면에서 경험 부족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지금부터 의식을 깨워 법적 지위가 주어졌을 때 여성들이 적재적소에서 제대로 역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는 것이 필요하다. 아직도 여성들의 지위나 역할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교단 내에 만연한 까닭이다.

여성안수 이후 큰 변화도 있었다. 최근 문준경전도사 순교기념관 운영위원회에 황은연 목사(청학교회)가 위원으로 참여해 교단 내 최초로 여성목사 주요기관 위원 선임이라는 첫 테이프를 끊기도 했다. 이것이 여성들이 교단 내 입지를 다지는 물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기대가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체로 여성들은 교회 내 주요의사 결정 참여나 지방회와 총회 부서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 지방회에서 여성 대의원이 공천부, 심리부, 인사부 등 주요부서에 참여하는 곳이 전혀 없고, 교단총회도 말할 것이 없다. 교단 총회에 여성대의원이 한 두차례 등장한 적은 있지만 해당 지방회의 배려로 일회성 참여에 그친 게 전부다. 여성들이 보다 활발히 참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회의 다양한 부서에 여성 지도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성 목사 중 단독목회자의 경우 사역하는 교회에서의 역할을부족함 없이 해내고 있지만 부교역자의 경우에는 ‘전도사’와 다름없는 사역을 하며, 전도사로 대우받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학교회 황은연 목사는 “여성들 스스로 남성들이 중요한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하지만 실력이 있어도 일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게 대부분이라, 우선은 여성들이 먼저 일할 수 있도록 교단적 배려와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게 필요하다. 그 방법으로 대의원 여성쿼터제 등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성장로들의 경우는 좀 나은 듯 보인다. 일부 여성 장로들의 경우 교회 안에서 여성 대변자로서의 역할과 함께, 교회 시무 장로로서 재정부장부터 새신자부장까지 굵직굵직한 사역을 맡아 비교적 원만하게 이끌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지난 2008년 장립된 송득경 장로(평택교회)는 장로장립 직후부터 지난해까지 40대가 모인 남전도회와 새가족부를 맡아 사역해왔다. 송 장로는 “남전도회를 맡았을 때 남성 회원뿐만 아니라 아내들과도 마음을 나눠 깊은 교제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부교회 선임장로인 임옥빈 장로는 성가대부장과 재정부장을 맡아 일하는데, “처음에는 남성 성도들과 일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돼 지금은 함께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성이지만 ‘장로’로서 이전과는 더 확대되고 주요한 사역을 맡는 여장로들도 있지만 아직 대부분은 남성들이 대다수인 당회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들고 정서적인 소외감도 느낀다고 고백했다.

모 여성 장로는 “지방회나 교회에서 아직도 보수적인 분위기가 많아서 여성 장로를 세우는 일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이러한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고 본을 보이기 위해 항상 지방회 행사나 개 교회 일정에 열심히 참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여성들도 자신의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공열 장로(안양중앙교회)는 “여성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스스로의 리더십을 함양하고 각자의 역량을 키워서 장로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자기계발을 한다면, 여성 장로를 세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 교단과 같이 오랫동안 남성만을 위주로 이어져온 곳에서의 여성의 참여가 결코 쉽지 않다. 지금도 조금씩 변화의 기류가 나타나고 있지만 보다 적극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성결교회 여성리더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료 목회자와 장로들, 지방회와 교단 차원에서의 배려와 의식 전환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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