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 20만명 시대, 범죄에 노출 위험
의식주 해결이 과제, 교회의 선교적 접근 필요

전국 가출 청소년이 2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매년 2만명의 청소년이 가출을 감행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범죄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여성 가출 청소년 17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명 중 1명이 성매매를 경험했고, 40%가 가출 후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의 폭력과 학교에서의 왕따,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집을 벗어난 아이들이 또 다른 폭력과 범죄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을 향한 교회와 가정의 관심과 돌봄이 절실한 때다.

가출 청소년 대상 범죄 늘어

얼마 전 가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알선한 이른 바 포주들이 검거됐다. 돈이 필요한 청소년들의 약점을 빌미로 성매매를 시키다 적발된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또래들을 대상으로 한 가출 청소년들의 성매매 알선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위 가출팸(가출 패밀리의 준말, 가출 청소년들끼리 집단을 이뤄 사는 것)에서 만난 이들은 멤버들의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혼숙했던 여학생들을 성매매로 알선하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 ‘가출팸’을 검색하면 현재도 수십여개의 카페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으며, 이러한 카페를 통해 만나게 된 가출 청소년들이 서로가 서로를 범죄에 빠뜨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가출 청소년들이 이렇게 범죄에 쉽게 빠지는 것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가출 청소년이 가출 후 가장 당면하는 큰 문제는 바로 의식주 해결이다. 어떤 이유로 집을 나왔던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먹고 자는 것. 그러나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일자리를 얻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또래 집단끼리 어울려 살다가 봉변을 당하거나 아이들의 약한 마음을 악용하는 업주들에 의해 유해 업소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경기지역 가출청소년쉼터 거주자를 중심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10대 여성들이 가출 후 가장 힘들었던 점은 숙식해결을 위한 ‘돈 마련’이었다. 이들은 가출 기간 동안 생활비 마련을 위해 갈취, 절도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 성매매를 하기도 했다. 특히 여자 청소년의 경우는 임신이나 낙태 등의 문제로 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가정의 소중함 일깨워야

이에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가출을 했을 때 돈이 떨어지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강하게 교육한다고 아이들이 먹고 지낼 돈을 일부러 주지 않으면 문제가 더 커진다는 것이다. 또한 가출한 청소년의 소재가 파악됐을 때든 마음의 응어리를 풀고 돌아왔을 때든 돌아온 것에 대한 기쁨을 알려줘야 한다. 가정에서 이렇게 배려해주면 청소년들이 다시 가정의 품으로 돌아오고 부모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가출 청소년들이 부모와의 갈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난, 가정 폭력을 견디기 힘들어 가출을 감행하기에 실제로 가정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YMCA 청소년쉼터의 한 상담원은 “청소년들의 가출 원인은 청소년 개인과 관련된 요인들, 가정, 학교, 사회적인 요인으로 분류될 수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가정 불화가 심각해지면서 점점 더 아이들을 보호해야할 가정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회 쉼터 제공, 편견 없애야

이에 전문가들은 아이들을 돌보는 전문기관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는 가출 청소년들의 상담과 돌봄을 해결해주는 ‘쉼터’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많은 아이들을 포용하기에는 한 없이 부족한 숫자라는 것이다. 특히 가출 청소년 아이들의 미래가 결정되는 일주일 안에 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들을 모두 수용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가출청소년 돕기 운동을 펼치는 NGO ‘위드 프렌즈’ 봉사자 김형석 목사는 “가출 청소년들의 장래는 일주일 안에 결정된다”며 “일주일은 가지고 나온 돈과 의지로 어떻게든 버티지만 일주일이 지나면 이내 먹을 게 떨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쁜 길로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전문가들은 청소년 쉼터 제공 사역에 교회들이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국가의 보조금을 받는 기관들은 수용인원, 공간 규모 등 제도적으로 제한이 많기 때문에 문제가 많지만 교회에서 아이들을 위한 쉴 공간을 내놓으면 일탈된 아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광염교회 등은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회의 편견 없는 시선이다.

김형석 목사는 “사회에서 문제아가 교회에서의 문제아로 낙인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아이들이 사회나 가정에서 환영을 받지 못할지라도 교회에 나와서 위로받고 안식할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탕자처럼 방황하는 가출 청소년들이 하나님의 품안에서 회복될 수 있도록 교회의 역할이 필요한 때다.

가출청소년 돕는 기관·단체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지역별 쉼터 안내)

02)403-9171, www.jikimi.or.kr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 긴급구조 신청)

02)2285-1318 www.teen1318.or.kr

청소년전화 1388 (채팅 상담, 복지·자립 지원)

02)730-2000, http://1388.kyci.or.kr (모바일 앱 ‘청소년전화1388’ 운영)

사단법인 위드프렌즈 (쉼터 제공, 재활 교육 등)

02)3285-6091, www.wi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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