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대치가 ‘강대 강’ 대결로 치달리면서 결국 개성공단 가동 중단의 상황을 맞게 되었다. 개성공단은 김대중 정부가 남북 간 화해의 상징으로, 남북경제협력을 통해 남북한 모두 발전할 수 있는 경제협력의 산물로 추진되어 지난 9년간 쉼없이 가동되어 왔다. 여러 차례 남북관계의 부침이 있었지만 개성공단은 가동이 중단된 적이 없었다. 남북 정부 모두 개성공단이 가진 상징성을 고려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개성공단이 남북한의 극한적인 대립으로 지난 4월 10일 북한의 직원 철수로 가동이 중단되었고 이제는 폐쇄 위기까지 맞고 있다. 이는 남북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의 일차적 책임은 공단에 근무하는 5만 3천여명 근로자들을 출근시키지 않은 북한 측에 있다. 북한이 모 장관의 일부 발언이나 한국의 언론보도를 문제 삼고는 있지만 이러한 발언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다양성에 기인한 것으로 북한의 행위를 정당화 할 수 있는 근거는 되지 못한다. 그만큼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제기하고 있는 북한의 논리가 궁색한 상황이다. 많은 북한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같은 최근 북한의 긴장고조 움직임은 김정은 정부 출범 초기 국내 정치 안정화와 함께 미국 정부와의 대화를 끌어내기 위한 긴장고조 조성으로 분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개성공단 중단과 같은 것으로 북한 당국이 얻으려고 하는 결과는 쉽게 얻기 어려운 것이 오늘의 현실이며, 이에 우리는 북한 정부가 개성공단 직원 철수를 중지하고 공단 운영을 정상화 할 것을 촉구한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파국상황을 무조건 북한 책임으로만 돌릴 수만은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북한의 상황과 태도를 고려해 정책을 펼쳐야 할 대한민국  정부가 효과적인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남북한 간의 대립과 긴장은 튼튼한 안보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효율적인 위기관리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안보를 더욱 튼튼히 하여 혹여 발생할 수 있는 북의 도발에 강력한 대응력을 갖추어야 하지만 동시에 남북 간의 대립과 긴장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외교적 방법을 사용하여 이를 적절히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모두 남북관계를 국가 차원의 문제로 대하지 못하고 정치적 기반인 보수진영 논리나 태도에 갇히는 경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에선 최근 박근혜 정부가 출범 직후 잦은 인사 실패로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강력한 군사적 발언으로 이들의 지지를 얻으려 했고 이것이 북한을 자극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이유가 어떠하든 남한 정부가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북한을 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소한 발언을 문제 삼는 북한 당국의 태도를 알면서도 강한 발언을 하는 것은 사려 깊은 행동, 수준 높은 태도가 아니다. 남북한 관계와 한반도 전체의 평화, 남한 경제 등의 종합적 상황을 고려하는 정책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는 모든 대화창구가 단절된 상황 속에서 남북한의 갈등과 대립이 극단적으로 치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잘못하면 자그마한 우발적 사건이 생겨나고 이 사건이 다시 강력한 군사적 충돌로 확대된다면 전면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대립과 대치가 오래된다면 우리는 장기적인 침체에 빠져있는 국가경제가 더욱 몸살을 앓고 대외신인도는 하락하는 등 제2의 아이엠에프 사태가 올 수도 있으며 북한은 고립이 더욱 심화되면서 대량 기아와 아사가 다시 발생되어 제2의 ‘고난의 행군’위기를 겪을 수 있다. 한마디로 남북한 모두 망하는 공멸의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이다.

‘말과 말’, ‘힘과 힘’의 대립은 남북관계의 특수성 속에서는 파국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남북한이 서로의 감정을 자극하는 말보다 화해와 평화를 불어오는 말을 하고 대화로 모든 사태를 풀어나가야 한다. 안보는 안보대로 튼튼히 하면서도 대화의 끈과 고리를 잇는 노력을 펼쳐 대화로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상호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그마한 부분에서 일치를 만들어가고 점차 좀 더 큰 분야의 의견을 하나로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남북 간에 펼쳐져야 한다. 한국교회는 이 일을 위해 국내외 여론을 만들고 기존에 마련된 남북관계 창구를 적절히 활용하여 남북 정부를 설득하는 노력에 나서야 한다. 한국교회는 분열과 대립, 대결을 추구하기보다는 ‘피이스 메이커’로서 남북한 평화를 일구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 내부의 평화조차 일구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를 말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더욱 되돌아 회개하고 눈물로 하나님께 매달려야 한다. 교단의 분열과 갈등을 해결하는 평화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남북한 평화를 일구는 교회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성결인의 기도, 한국교회의 기도에 응답해 주실 것이다. 위기가 사람을 간절하게 하고 간절함이 기도를 불러오고 기도가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케 한다. 성결인들의 기도가 남북한의 평화를 일구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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