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눈높이·필요 고려해 예배형식 변화 커
진정한 예배체험·생활속 신앙 실천 이끌어야

지난 해 교회학교에 새로 부임한 A 전도사는 가장 먼저 예배형식을 바꿨다. 묵상과 찬송, 기도로 시작되던 예배형식을 예배팀의 찬양과 율동, 설교순으로 이어지도록 변화를 준 것이다. 예배형식이 바뀐 후 교사들과 학생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었다. 지루해하던 학생들의 예배 자세도 좋아졌고 교사들도 새로운 예배형식에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이런 반응은 오래가지 않았다. 학생들은 익숙해진 예배 형식에 다시 산만해졌고 교사들은 매주 새로운 찬양과 율동을 준비하느라 일이 가중된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A 전도사는 “학생들의 관심과 눈높이에 맞는 예배형식을 고민하지만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할지는 여전히 고민된다”라고 토로했다.

문화적 친밀감과 집중력은 긍정

대부분의 교육부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예배형식에 변화를 가져왔다. ‘묵-찬-기-찬-설-기-찬’(묵상, 찬송, 기도, 찬송, 설교, 기도, 찬송)으로 대표되던 전통적 예배에서 신나는 찬양과 율동에서 설교로 이어지는 예배 형식으로 바뀐 것이다.

이런 변화에는 전문 선교단체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 어린이 문화예배성격이 강한 와우큐키즈, 클럽모임과 같은 분위기의 어와나, 어린이 소그룹 셀을 강조하는 윙윙, 어린이 눈높이 예배를 표방하는 앤프랜즈 등 다양한 단체에서 여러 형식의 예배를 제안했다. 이외에도 각 교회의 상황에 맞는 예배형식이 도입되었지만 대부분 찬양과 율동, 목회자의 설교로 이어지는 형식은 비슷했다.

이런 예배형식의 변화는 학생들 중심의 예배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문화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학생들에게 문화적 친밀감을 유지하며 집중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교육부서 부흥의 대안으로까지 제안되기도 했다.

예배의 진정한 의미 전해져야

그러나 예배형식의 변화가 긍정적인 평가만을 받은 것은 아니다. 예배가 유행과 흥미 위주로 흘려가고 있다는 것과 이런 예배를 드리기 위한 조건들이 까다롭다는 점, 특히 예배를 준비하고 진행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남다른 열정과 헌신이 요구된다는 점들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특히 몇몇 전문가들은 “예배는 하나님께 드리는 것인데 사람들을 위한 예배형식에만 치우친다면 예배와 놀이의 기준이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신대 조기연 교수(예배학)는 “열린예배와 축제예배를 도입해 교육부서에 변화를 가져오고 예배 분위기를 집중시키려는 시도가 많이 있어 왔지만 부서의 부흥으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이라며 “예배의 주인이 누구이고 무엇 때문에 예배를 드려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형식보다 내용을 알차게

현장 사역자들과 전문가들은 예배의 형식과 프로그램보다 예배에서 선포되어지는 말씀, 내용, 이어지는 후속 프로그램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우현 목사(징검다리선교회)는 “미디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학생들에게 전통적 예배만을 고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형식의 변화는 계속 시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외형만으로 학생들의 신앙성장을 이끌 수 없다는 것은 모든 목회자와 교사들이 주지해야 하는 사실이다”라며 “예배라는 그릇에 학생들의 신앙생활을 이끌 수 있는 내용을 담기 위해서는 각 교육부서의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시키는 것이 목회자들의 숙제”라고 덧붙였다.

교단 교육국장 유윤종 목사도 “한 주가 168시간인데 학생들이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는 시간은 고작 2시간 남짓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예배가 일상속 기도와 신앙생활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역자들의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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