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난주간을 맞는 성결인의 자세 -

주일부터 다음 토요일까지 주님의 죽으심을 생각하는 고난주간이 시작된다. 고난주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수난을 위하여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종료주일을 시작으로 성전 청소, 성만찬,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 십자가의 죽음 등으로 이어지는 기간을 일컫는다. 그분의 사역의 모든 것이 함축된 이 기간은 3년 공생애 기간의 절정이며 성도들에게는 주님의 고난을 깊이 묵상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고난주간이 언제부터 지켜지게 되었는지 확실히 알려져 있지는 않다. 다만 로마서 6:3~5, 고린도전서11:23~26의 말씀 등에서 그분이 행하신 일이 초대교회 때부터 기념된 것을 알 수 있어 고난주간도 초대교회 때부터 지켜졌음을 짐작케 한다. 그러나 고난주간이 전 교회의 공식적인 절기로 지켜진 것은 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신앙 자유령이 포고된 이후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고난주간은 교회 역사 초기부터 우리와 함께 했던 절기로, 그만큼 교회와 성도들에겐 의미있는 절기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 이유는 십자가 사건으로 대표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으심이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의미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성경이 알려주는 대로 태초에 인간은 하나님의 거역하여 죄를 범했으며 영벌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공의의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대속물로 보내셨다. 일부의 언급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은 의로운 한 인간의 고난이 결코 아니며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의 죄를 사하기 위해 대신 고난을 당하신 대속의 사건이다. 온 인류가 받아야 할 고난을 그분이 대신 받으신 것이다.

우리는 그분의 고난을 기념해 다양한 의미의 행사와 프로그램을 열고 그분의 고난을 기념한다. 성만찬과 세족식을 갖기도 하고 그분이 십자가에 달리시고 죽으신 성 금요일에는 새벽부터 밤까지 금식하며 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때론 철야를 하면서 그분의 죽으심의 의미를 찾기도 하고 일부 국가에선 고난주간에 채찍으로 자기 등을 때리고 십자가에 달리는 행위를 재현하는 등 주님의 고난을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주님의 고난에 동참한다는 것은 육체적인 고난을 직접 체험하는 것에 있지 않다. 우리 몸이 고통당하는 것은 인간을 드러내는 행위이며 하나님 앞에서는 아무 의미없는 행위일 뿐이다. 오히려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으심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그분이 몸소 보여주신 삶을 따르는 제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에서 그분의 죽으심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고난주간을 맞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생각하며 겸허한 마음으로 기도해야 한다. 성결의 가치가 성결인으로 불리는 우리의 아집과 독선으로 훼손되고 어그러지는 이때에, 주님의 몸 된 교회가 비난의 표적이 되고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지고 있는 이때에 우리는 통회하고 자복하며 회개의 눈물을 쏟아내야 할 것이다. 세상을 사랑하사 자기 몸을 버리신 그분의 사랑하심을 기억하면서 겸손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고난 주간을 보내야 한다.

말씀을 읽으며 그분의 생애 마지막 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떠한 삶을 살 것인지 다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는 자세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모습이었음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다시 한번 힘을 내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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