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보다 분위기 조성 우선 … 활동 중심 동호회가 출발점
남성 성경공부, 조찬기도회 등 리더교육 … 가정과 교회 변화 이끌어
최근 남자 성도들을 교회의 중심으로 세우는 남성목회에 관심을 갖는 목회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남성의 변화는 단순히 남성 한 사람의 변화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가정과 교회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남성목회는 교회에서 주변인에 머물고 있는 남성들을 깨워서 사역의 동역자로, 리더자로 세우는 목회를 말한다. 사실, 한국교회는 소수의 남성이 주도하지만 사역의 중심은 여성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남성들은 주변인에 머물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남성 목회는 특별한 것이 아니며 교회 안에서 전혀 없는 것들을 새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에 비해 다소 약한 남성사역을 강화하고 회복시키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남성사역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시작한 것은 1990년 후반부터다. IMF 외환위기, 남성들이 위기에 몰리면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1995년부터 시작된 아버지학교는 아버지의 영성 회복으로 흔들리는 가정을 바로 세우자는 남성회복운동을 전개해왔다.
또한 미국에서 시작된 남성사역 운동인 프라미스 키퍼스(약속을 지키는 사람들) 운동이 한국에서 시작되면서 남성사역의 기초를 놓았다. 이때부터 교회 내에서 남성구역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셀 목회가 정착되면서 남성으로 구성된 셀이 생겨났다.
그렇다면 남성목회나 사역을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처음부터 섣불리 프로그램부터 도입하면 실패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남성들을 위한 어떤 프로그램을 실행하기에 앞서 남성 친화적인 사역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남성사역연구소장 이의수 목사는 “남성 목회를 시작할 때 당장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보다는 남성목회를 위한 분위기와 주변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적어도 1~2년은 남성목회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남성목회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목회자가 남성 사역에 관심 있다는 사실을 계속적으로 설교를 통해 강조하고, 남성들이 서로 간의 관계가 세워질 수 있도록 친교와 교제의 장을 조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남성들을 목회 동력으로 세우기 위한 1단계 전략은 남성들이 의미 있고, 지속적인 교제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한마디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소그룹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인위적인 장치보다는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데, 운동경기나 스포츠 동호회, 취미활동 공유는 남성들을 주변인에서 중심으로 이끈 사례가 적지 않다.
충무교회(성창용 목사)는 남성성도들의 비율이 높은 교회로 알려져 있다. 출석 성도의 절반 가량이 남성들이다. 목회프로그램에서 남성들을 소외시키지 않고, 꾸준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성창용 목사는 설교에서 “남성이 하나님 앞에 바로 설 때 교회와 가정이 바로설 수 있다”고 자주 언급한다. 또한 남성들이 예배와 각종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을 펴고 있다. 동호회 활동을 통해 취미별로 모임을 가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축구선교회를 비롯해 족구선교회, 골프선교회, 배드민턴선교회, 기드온남성중창단 등 취미를 살리고, 선교적인 비전도 부여하고 있다. 테헤란밸리 직장인 정오 수요예배도 남성에 대한 관심에서 발전시키고 있다.

이렇게 교회 내에서 남성들에 대한 목회적 관심과 배려는 교회 내 변화를 일으킨다. 처음부터 남성목회로 전환하기 보다는 꾸준한 관심과 남성을 위한 모임이나 교제로 충분한 워밍업을 한 다음에 남성 조찬기도회, 남성 성경공부, 남성 소그룹, 평신도 사역자 훈련 등으로 점차 남성목회를 확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인천 금곡교회(임재성 목사)는 매달 남성 조찬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직장생활로 바쁜 남성들을 위해 이른 아침 시간에 성경공부와 기도모임을 갖고 있는 것이다. 남성 성가대와 남성구역도 남성들의 신앙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만들었다. 남자 성도들이 안내를 서고, 가끔은 주방에서 설거지도 한다. 남성중심 목회로 인한 작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교회에서 남성의 역할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강좌도 실시하면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아버지학교다. 천호동교회, 삼성제일교회 등 교단 내에서 아버지학교를 통해 남성사역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교회가 적지 않다. 남성의 변화는 남성뿐만 아니라 교회와 가정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아버지의 역할을 세워주는 아버지 강화 프로그램, 부부 관계회복 프로그램, 자녀와의 대화법 등을 교육한다면 교회의 성도로서 뿐만 아니라 가정의 가장, 아버지로서의 이해와 역할을 높여 가족관계도 회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 남성이 좋아하는 찬양, 남성들이 선호하는 예배 등을 기획할 수 있으며, 최근 늘어난 기러기 아빠를 위한 목회적 배려도 남성들의 신앙과 리더십을 깨울 수 있는 방편이라는 지적도 있다. 더 이상 남성들을 교회 주변인으로 남겨 둘 것이 아니라 교회의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목회적 노력이 필요한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