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E·H·Carr)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란 현재 사회와 과거 사회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규정하였다.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 속에는 유기체적인 연결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역사는 때로 우리가 도저히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것을 현재화시키는 경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사실에 부닥치면 현재를 과거의 인과관계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은 절대적 객관성을 가질 수 없음을 긍정하게 된다.

▨… 김지하였던가. 부모를 모두 총탄에 잃어버리는 비극을 겪었기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내공을 갖추게 되었을 것이라고 갈파했던 사람은…. 비운의 박근혜가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부모의 비명횡사를 가슴에 안고 청와대를 떠났던 젊은 여인이 33년 3개월 4일만에 대통령에 당선되어 다시 청와대로 돌아가게 될 것을 누가 예측할 수 있었을까. 역사는 때로 인간을 바보로 만든다.

▨… 그 박근혜 대통령이 ‘개인이 꿈을 이루는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의 약속이 이루어지기를 모든 국민은 소망하며 그의 취임을 축하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그의 약속이 열매 맺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백척간두에 놓여 있다. 북핵, 실업률과 디플레이션에 발목 잡힌 경제, 동서, 계층, 세대간의 갈등 등 박근혜 정부 5년의 미래는 현재로선 차라리 암울하다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 대통령의 자리는 전능이거나 만능이 아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도전의지는 치하한다 하더라도 지도자가 태양이 되는 나라는 북한 하나로서 족하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표를 준 사람들은 그가 작은 박정희이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민을 사랑하는 일념으로, 나라에 봉사하는 진실함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우리는 결코 그가 전능자이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 모든 지도자들은 착시현상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프랑스에는 자신이 곧 국가라는 착시현상에 빠졌던 왕이 있었고 아르헨티나에는 자신으로 인해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환상에 젖은 에바페론이 있었다. 나는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있는 지도자는 최악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겸손은 미덕이라가보다 오히려 인간의 본질이어야 한다. 교회의 지도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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