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아쉬운 일중에 하나는 파리에서 5년간 목회할 때,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그 절호의 때에 왜 유럽을 충분히 여행하면서 돌아보지 못했을까라는 점입니다. 프랑스에서의 목회는 지금 사역하는 교회의 목회만큼 바쁘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살면 살수록 세월이 정말 빠르게 흘러가는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제 남은 삶을 정말 값지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납니다.
이제 저의 나이는 50세입니다. 물론 만으로 하면 아직까지 49살로 40대입니다만…. 그러니까 제가 우리 교단 헌법기준으로 하면 앞으로 공식적으로 목회할 수 있는 시간은 약 20년입니다.
20살부터 사역을 시작해서 30년간을 꾸준히 교회현장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남은 20년간 목회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제 나는 어떤 목회를 해야 할까! 나는 어떤 목사가 되어야 할까! 그리고 어떤 남편, 어떤 아버지가 되어야 할까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2월 달은 내내 이 문제를 놓고 기도하며 묵상하며 씨름하려고 합니다. 무조건 빨리 차를 몰고 가는 것보다는 정확한 방향으로 내 차를 몰고 가는 것은 더욱 중요한 결정이라 생각됩니다.
얼마 전 한 식사 자리에서 선배 목사님 두 분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분들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목사에게 50대는 목회자로서 최고 황금기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말이 저의 가슴에 와 닿더라고요. 그렇구나, 정말 나는 이제 50대를 이제 막 시작하면서 앞으로 목회자로서의 황금기인 10년을 보내겠구나. 그렇다면 하루하루 행복하게 목회해야지, 값지게 목회해야지라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확실히 30대, 40대 때와는 다른 저 자신을 보게 됩니다. 저 자신도, 마음도, 생각도 젊었을 때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데 여러 가지가 달라져 있습니다. 30대 때는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했던 10년이고 40대 때는 정말 정신없이 뛰었던 10년이라면 이제는 이상하게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게 됩니다.
분명한 것은 저는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이 가장 행복하고 좋습니다. 무엇인지 몰라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설레임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꿈을 꿀 것 같습니다. 새로운 일들을 도전하고 싶습니다. 현상 유지하는 삶을 살고 싶지가 않습니다.
50대를 시작하면서 이런 다짐을 해 봅니다. 매일 꾸준한 독서를 하고 싶습니다. 매일 꾸준한 말씀묵상을 하고 싶습니다. 저만의 설교노트를 만들어서 계속해서 창의적인 설교를 준비해보고 싶습니다. 목사와 성도가 함께 행복한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습니다. 무엇인가 목회 말고 저를 꼭 필요로 하는 분들을 섬기면서 살고 싶습니다.
책을 쓰고 싶습니다. 오래전부터의 꿈인데 아직까지 현실화 되지 못했지만 반드시 지금까지 모아놓은 칼럼과 목회이야기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책을 쓰는 목사가 될 것입니다. 매일 꾸준히 걷는 습관을 가지고 싶습니다. 100명의 사람들과 미래를 함께 준비하며 친밀한 교제를 하고 싶습니다. 영어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영어로 설교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하는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행복하고 따뜻한 삶을 사십시오. 늘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