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가 밝았다. 정동진에도, 간절곶에도 새해의 첫 해돋이를 맞이하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였다. 그러나 새해의 첫 해돋이 맞이는 우리의 마음일 뿐, 정동진에 간절곶에 떠오른 해는 어제 떠올랐던 그 해와 무엇이 다른가? ‘해 아래는 새 것이 없나니’(전도서 1장)라는 말씀이 우리 마음의 허황스럽기만 한 바람의 실체를 낱낱이 드러내 밝혀줄 때 실존의 우리는 절망의 나락으로 곤두박질할 수밖에 없다.

▨… 어제와 꼭 같은 오늘은 인간을 절망하게 만든다. 그 절망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 새해를 그리며 바라보게 만든다. 고려 때 진각국사(眞覺國師)란 사람이 이런 인간의 모습을 꿰뚫어 말을 남겼다. “아이는 한 살 더 먹기를 바라고, 늙은이는 한 살 더 줄기를 바랄 것이다. 누가 한 해라는 시간을 정하였더냐. 차라리 한 해라는 시간을 없이하여 버림은 어떨꼬?”

▨… 해 아래는 새 것이 없음을 수없이 체험했으면서도 자신을 속여온 삶이, 자신에게 절망하는 삶이 새로운 내일을 꿈꾸게 하는 것, 이것이 인간의 모습이다. 그래서 옛 사람은 말했었다. “진실로 날이 새롭거든 나날이 새롭게 하고 또 날로 새로이 하라.”(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인간의 마음이 새로워지면 새로움은 우주적 차원에서 온 누리에 가득차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성서의 지혜자도 하나님이 해 아래서 하시는 일을 사람이 능히 깨달을 수 없다(전도서 8장)고 갈파한 것 아니겠는가.

▨… 지난 한 해 우리 성결교회는 너무 어지러웠었다. 아무리 핑계를 갖다붙이려해도 성결교회라는 이름에는 겨자씨만큼도 어울리지 않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총회장 불신임을 위한 임시총회소집 요구라는 일부 대의원들의 움직임이 그것을 증거해 주고 있다. 어쩌다가 이지경까지 이르렀는가.  할 수만 있다면 2012년은 교단의 역사에서 지워버리고 싶다는 것이 모든 성결인의 마음이리라.

▨… 2013년이다. 다시 무릎꿇고 엎드려 기도하자. “존경받으려는, 사랑받으려는, 칭찬받으려는, 명예로워지려는, 찬양받으려는, 선택받으려는, 조언받으려는, 인정받으려는, 인기를 끌려는 욕망으로부터 나를 해방시키옵소서”(테레사 수녀의 기도). 이 기도가 우리 성결교회 모든 목사들의 마음을 붙들어야만 우리는 새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새 날은 분명하게 허락되어졌음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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