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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기독교와 몰몬교, 어색한 동거의 끝
[877호] 2012년 11월 21일 (수) 21:51:51 김종민 목사(미주총회·애틀랜타교회) webmaster@kehcnews.co.kr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와도 같았던 미국의 대선은 세계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며 오바마 현 대통령의 재선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선이 역대 선거와는 다르게 관심을 끌었던 중요한 부분중의 하나는 공화당 후보였던 미트 롬니의 신앙 즉 몰몬교에 관한 것이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몰몬교를 특집으로 다루기도 하였다.

케네디 대통령 때 공립학교에서의 성경공부와 기도를 금지 당한 미국의 대부분의 기독교 신자들은 대통령은 반드시 기독교인(개신교인)이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항상 선거 때가 다가오면 대통령 후보들은 기독교식 신앙고백을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신실한 개신교인임을 우회적으로 각인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번 선거에서 롬니는 몰몬교이고 오바마는 기독교인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미국 기독교인의 상당수는 기존의 입장을 바꾸어 오바마가 아니라 롬니를 선택했다. 이는 이전에 보수 기독교가 몰몬교에 보인 입장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몇 년 전 풀러신학교의 리처드 J. 마우 총장이 몰몬교에 대한 기독교의 일부 오해를 사과하며 몰몬교를 ‘친구로서 대화할 수 있는 상대’라고 발언해 큰 문제가 된 적이 있다. 그때 기독교계는 벌떼처럼 일어나서 그의 발언에 신랄한 공격을 퍼부었다.

그렇다면 미국 기독교계가 이번 선거에서 롬니 후보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로 선회한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인 이유는 동성애와 낙태를 합법화 하려는 오바마 보다는 롬니가 성경적인 결혼관과 가치를 지키는 후보라는 점이었다.

그러나 롬니를 통해 미국사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몰몬교가 과연 성경적인 결혼관과 가치를 지키는가 하는 문제는 좀 더 면밀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몰몬교는 동성애와 낙태를 반대하지만 일부다처제를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 몰몬교는 법적인 문제로 인해 공식적으로는 일부다처제를 포기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천국은 일부다처제일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몰몬교는 기독교의 삼위일체의 교리를 믿지 않는다. 즉 동성애가 율법의 각론에 대한 문제라면, 삼위일체는 율법의 수여자가 누구냐 하는 훨씬 더 큰 총론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 기독교가 몰몬교인인 롬니를 지지한 실제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WASP(백인, 앵글로 색슨, 기독교)’가 더 이상 미국 사회의 주류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오는 반작용의 가능성이 크다. 미국 기독교인들은 신앙과 기득권에 대한 위기감과 상실감을 롬니가 반전시키기를 원했다. 

하지만 롬니의 대선패배로 인해 기독교와 몰몬교의 어색했던 한 때의 동거는 결별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몰몬교는 기독교에서 여전히 이단으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이 미국 기독교에 있어서 실패만 안겨준 것은 아니다. 롬니와 몰몬교에 보인 대화의 자세는 앞으로 기독교의 유연성을 유지하는데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그리고 미국 기독교는 이 일을 계기로 주류의 허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복음은 주류와 비주류를 나누지 않는다. 통계학적인 숫자에서 기독교가 비주류로 밀려나는 것과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복음의 순수성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종교적 기득권은 선거로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 역사에 있어서 부흥은 기득권을 내려놓을 때 일어났고, 움켜쥐었을 때에는 하나님과 사람, 모두 고통 받았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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