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지역코칭네트워크 컨퍼런스 참석기

컨퍼런스가 열리는 강당 앞에는 노란 플랜카드가 걸려 있었다. ‘성결교회 성장 부흥을 위한 제3회 지역코칭네트워크 컨퍼런스'. 옆에 작은 글씨로 영어 자막이 첨가 되어 있었다. ‘3rd Intensive Open Seminar'. 집회를 알리는 이 긴 이름은 2박3일(11월 5일~7일)의 프로그램을 충실히 함축하고 있다는 것은 일정이 끝난 뒤 확인되었다. 좋았다. 참석자 모두가 그렇게 말했다. 어수선한 교단 및 교계 분위기에서 이런 신선한 컨퍼런스가 없었다면 우리의 마음이 점점 위축되어 갈 것이다.

하지만 난 좀 무지했다. 나는 아직 기성 교회진흥원을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값나가는 보석은 늦게 알려지는 법인가? 이곳에서 어디 가도 기(氣)를 펴지 못하는 우리들, 전국 곳곳에서 참석한 60여명, 120개의 눈동자가 모처럼 빛났다. 대부분 도회지 개척교회,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이다. 어려운 환경을 뚫고 교회를 성장시켜보자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작은 교회'가 아닌 ‘성장하는 교회'를 꿈꾸는 이들.

특별한 주제도 아니었다. 목회자들에게 친근한, 어쩌면 익히 아는 내용들이었다. 소문난 잔치에 어울리지 않는 것들. 그 메뉴가 도리어 구미를 당겼다. 그것을 요리하는 사람들도 일류 요리사들이 아니었다. 사람인 내가 보기엔. 하지만 그들이 뿜어내는 진실한 말들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 진폭이 예상을 훨씬 넘어설 정도로.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은 바로 저들이 아닐까?

교회 성장은 언제부턴가 목회자의 지상과제가 되었다. 수많은 세미나 컨퍼런스가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하지만 적어도 내겐 그것들이 별 울림을 주지 못했다. 나와는 무관한 강의, 특별한 몇몇 사람에게만 주어진 특별 은총, 매머드 교회 목회자의 성공담은 공허한 마음을 안고 돌아오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컨퍼런스는 그게 아니었다. 강사가 모두 우리 교단 목회자여서 좋았고, 자기를 과시하지 않는 사람들이어서 친근감이 갔다. 무엇보다도 간난(艱難)을 극복하고 ‘작은 성공’의 탑을 쌓은 것에 공감할 수 있었다. 딴 나라 얘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로 흡수되었다.

교육에 현장성이 뒷받침되지 않을 때 탁상공론으로 흐르기 쉽다. 교회 진흥원이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에서 돋보이는 것 중 하나가 ‘준비된 사람 찾기' 시간이었다. 컨퍼런스 장소 근처 몇 교회를 선정해서 전도를 해 주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 복음을 전하고 이름과 주소 연락처를 받아 적고 기도를 해 주며 교회로 연결시키는 작업, 전도 실천에 약한 목회자들에게 참으로 귀한 경험이었다. 또 한 가지, 간담회 시간도 유익했다. 참석자들과 교회진흥원 관계자들이 남북대화 하듯 긴 사각 테이블을 만들어 놓고 한 간담회. 현실적인 것에서부터 실현 불가능한 건의까지 다양한 얘기가 나왔지만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고 담는 진흥원의 마음이 고마웠다.

비가 온 관계로 족구대회가 취소되어 참석자들이 친교를 나눌 시간이 사라져버리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강사로 선 목회자들이 자기 시간 외에 피교육자의 입장으로 돌아가 시종을 함께 한 것도 이번 컨퍼런스를 기름지게 만들었다. 성결교회의 살아 숨 쉼을 읽을 수 있었다.

교회진흥원은 2009년 10월 우리 교단과 OMS(One Mission Society)에서 공동으로 출연하여 세워졌다고 하니 3년의 짧은 연치(年齒)이다. 다른 교단에 비해 많이 늦었다. 하지만 이사장과 원장 그리고 전문위원 등 스텝진은 교단을 부흥시킬 원대한 꿈을 갖고 열정을 쏟고 있었다. 컨퍼런스 기간 동안 본 그들의 섬김과 봉사에서 교단의 희망을 그려 볼 수 있었다. 물량주의, 숫자주의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아가페에 입각한 교회 부흥은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할 바이다. 교회진흥원의 사역에 찬사를 보내며 많은 교회들이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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