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국민일보 목회자포럼’
정치-사회-다음세대 분야별 토론
유튜브 동시접속 1000명 큰 화제
“세속주의 정치 따르며 실망 자초
권력 아닌 소외된 이웃에 관심을
사주-타로가 젊은세대 필수코스
교회가 영적 갈급 못채워준 까닭”
국민일보 목회자포럼(회장 이기용 목사)이 지난 11월 6일 신길교회에서 ‘한국교회 열린 토론 광장’을 열고 한국교회의 위기 극복과 회복의 길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포럼은 이기용 목사의 사회로 ‘교회와 정치’, ‘교회와 사회’, ‘교회와 미래’ 등 3개 세션으로 나뉘어 주제별 자유토론으로 진행되었다.
세속주의 버리고 예언적 발언해야
첫 번째로 열린 ‘교회와 정치’ 섹션에서는 한기채 목사(중앙교회)를 비롯해 이상학 목사(새문안교회), 김문훈 목사(포도원교회), 박성민 목사(한국대학생선교회), 전석재 교수(서울신대), 장동민 교수(백석대),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가 참여했다.
이들은 교회와 정치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공통적으로 ‘시대정신’을 꼽았다. 장동민 교수는 “일제강점기 시절 기독교인은 독립운동의 핵심에 섰고 그 덕분에 대한민국이 성립됐다”며 “그러나 지금은 시대정신을 잃어버렸다. 시대정신에 맞는 정치 참여의 기준은 권력이 아니라 가난한 자와 함께라는 것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기채 목사는 세속주의 정치를 따라가는 교회 행태를 지적했다. 한 목사는 “세속주의 정치를 추구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목회자가 예언적 발언을 할 때도 세상에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전석재 교수는 “교회가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성경의 원리와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성 회복-희생정신 필요해
2부에서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여러 논의들이 오갔다.
최윤식 박사는 가나안 성도의 증가에 대해 기독교가 종교의 영역을 넘어 문화로 가는 현상에 대해 지적했다. 최 박사는 “가나안 교인의 증가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보는데 첫째는 교회 신뢰도 하락이고, 두 번째는 기독교가 종교의 영역을 넘어 문화로 가버리는 현상”이라고 말하고 “즉 믿음의 영역이 아닌 문화적 정체성을 갖고 트렌드처럼 소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의 공공성과 권력중심의 신앙생활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인호 목사(더사랑의교회)는 “한국교회는 어느새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중앙집권적인 천주교나 불교와는 다르게 개신교는 개교회주의에 빠져있다보니 한 몸이라는 의식이 약하고 영향력이 높은 자리에 있지만 인류의 기본적 가치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목사는 “실질적으로 교회가 세상을 향해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전도와 교세 확장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과 맞서야 하고, 교회 내 돈이 많거나 권력이 있는 사람을 특별히 대우하는 모습도 있다”며 “권력중심의 세상과 닮은 구조에서 벗어나 소외된 이웃을 향해 초점을 돌리는 것이 지금 한국교회가 해야할 중요한 전환”이라고 제안했다.
이 밖에 김문훈 목사는 “교회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촉매가 되려면 순수하고 희생적인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고 김형근 목사는 “교회 스스로가 정화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성령 안에서 진정한 열매를 먼저 맺어야 하고, 자연스럽게 사회적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고 부연해다.
청년에 사명-소명 심어야
3부에서는 다음세대의 신앙 위기와 교회 대응을 논의했다.
박명룡 목사(청주 서문교회)는 “한국인의 67%가 무신론자인데 오히려 동아시아 5개국 중 명상과 점 등에 의존하는 수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통계가 있다”며 “이는 영적 갈증의 분명한 증거”라고 진단했다. 박 목사는 이어 “Z세대들이 신앙에 의구심을 가지는 건 결국 기독교 교육의 실패로 볼 수 있는데 예수가 길이요 진리이며 생명이라는 사실을 체계적으로 설명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하고, 대안으로 전 세대 신앙교육 재점검과 변증 신학 강화, 복음 본질 교육을 제시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목회하는 남빈 목사(홍대뉴송처치)는 “청년들이 데이트 필수코스로 사주와 타로 등을 넣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영적인 갈급함은 있지만 기존의 교회가 이들의 갈급함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복음이 예수 그리스도가 청년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선물이라는 진리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며 다가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체성과 소속감, 사명감 결여’를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주요 이유로 꼽은 박성민 목사는 “교회가 청년들에게 사명과 소명을 심어준다면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가 생긴다”며 “한국대학생선교회도 현장 간사를 코치로 전환한 후 학생들이 주도하는 사역을 실시했는데 기대한 것보다 훨씬 많은 열매를 맺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포럼 사회를 맡은 이기용 목사는 “2033년이면 가나안 성도가 전체 신자의 37%를 넘을 것”이라며 “세대 간의 신앙 레버리지를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세대에게 신앙은 더 이상 의무가 아니라, 삶의 의미를 함께 나누는 경험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교계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온오프라인에서의 열린 토론’이라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신길교회 본당에는 목회자와 신학자, 평신도들이 예배당을 채웠으며 유튜브에는 동시 접속자가 1,000명에 달하며 온오프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한국교회를 향한 우려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의견들이 나왔고 목회현장과 신앙생활에서 궁금한 부분을 묻는 다양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