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성결신문을 사랑하시는 어느 은퇴 목사께서 책을 한 권 보내셨다. 
<글독서 멘토링> 글 모음집이라는 안내가 작은 글자로 표지에 박혀 있었다. 책명은 작은 글자의 안내어보다 더 눈길을 끌었다. 『읽걷쓰 이야기』 도대체 무슨 말일까, 책이 답해주었다. “우정은 훈련입니다. 멘토링도, 글쓰기도, 관계도… 계속해서 연습하고 쌓아가야 합니다. 책을 통한 훈련, 글쓰기를 통한 소통은 우리가 함께 멀리 가기 위한 연습입니다.”

▨… 직장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신학의 길에 들어선, 읽걷쓰 이야기의 대표 저자인 노(老)목사님은 교회를 개척하면서 작은 도서관과 함께 노인대학도 문을 열었다. 다음세대를 작은도서관으로 이끌고 노인들의 삶의 자리로 교회가 뛰어드는 아웃리치 선교를 과감하게 실천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웃리치 선교는 개척교회적 현실에서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였고 노목사님은 사재를 거덜낸 빈손으로 은퇴 정년을 맞았다.

▨… “롬팔이팔”로 이름을 알린 어느 목사님은 “나는 60세까지는 삶으로 글을 쓰고 60세가 넘어 책상에서 글을 쓰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 고백은 훗날 삶과 글이 어긋날까를 염려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빈손으로 은퇴 정년을 맞은 노목사님은 은퇴 후에도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을 살 것이라는 결의를 그 빈손으로 드러내주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고 고집할 리 없지 않겠는가.

▨…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이 말씀은 기독교 신앙의 터무니없음을 고발하는 말씀이 아니다. 기독교 신앙의 절대성을 보여주는 말씀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려다 빈손이 된 노목사님의 곤두박질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리라는 약속 안에 있음을 깨우쳐 주려는 하나님의 의지가 읽히지 않는가.

▨… 노목사님은 빈손으로 은퇴했지만 작은 도서관에서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삶을 함께하기 위해 사람을 세우고 있다. 그에 의하면 “작은 도서관은 단지 책이 있는 공간이 아니다. 사람이 책이 되고 책이 사람이 되는 곳이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 어르신들의 질문, 조용히 앉아 있는 청소년의 눈빛 그 모두가 책보다 더 깊은 이야기다.“ 지금은 이 깊은 이야기 속에서 복음이 증거되고 전파되는 시대 아닐까. 작은도서관이 더 소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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