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교단 정기총회 마무리
예장합동, 여성 목사 안수 봉쇄
목사-장로 정년 연장안은 부결
고신은 손현보 관련 질의 채택
주요 장로교단들의 정기총회가 마무리됐다. 각 교단별 정책과 신학적 입장은 선명해졌지만, 여성 리더십 확대라는 과제는 사실상 후퇴했다는 평가다.
제110회 정기총회 첫날부터 임원선거로 홍역을 치렀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은 지난 9월 22일부터 25일까지 충현교회에서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며 ‘정책총회’로의 전환을 위한 다수의 헌의안을 통과시켰다. 장봉생 총회장의 주요 공약이었던 교회종합지원센터 신설을 시작으로 정책총괄본부와 정책협의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정책총괄본부는 교단의 주요 현안들을 연구하며, 정책협의회를 통해 실행 과정을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교회종합지원센터는 교회 현장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분쟁 조정, 예배당 건축과 보수, 각종 법률적 문제와 행정 서류 지원, 재난 상황 속 긴급 대응과 봉사 등 개교회가 직면하는 다양한 어려움의 해결 창구로 기능할 예정이다.
지난해 여성 사역자들에게 강도권을 허락하고 강도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던 예장합동이었지만, 올해 총회에서 목사의 자격을 기존 ‘만 29세 이상인 자로 한다’에서 ‘만 29세 이상 남자로 한다’로 수정함으로써 여성 사역자의 목사 안수를 사실상 차단하게 됐다.
아울러 목사·장로 정년을 현행에서 75세로 연장하자는 헌의안은 찬성 340표, 반대 540표로 큰 표 차를 보이며 부결됐다. 전광훈에 대한 이단성 조사 헌의안은 기각됐으며,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에 대해서는 기존의 참여 및 교류 금지 결정을 넘어 이단으로 결의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지난 9월 23-25일 영락교회에서 열린 제110회 정기총회에서 신임 총회장에 정훈 목사(여천교회)를 추대하고, 목사 부총회장에는 단독 후보로 출마한 권위영 목사(서울숲교회)가 당선됐다.
예장통합은 올해 총회에서 다수의 이단 관련 결의를 추진해 주목받았다. 가장 먼저 전광훈에 대해선 이단성 조사를 전격 결의했다. 자신을 ‘선지자’, ‘성령의 본체’라고 주장한 발언이 핵심 조사 내용이며, 이대위가 1년 동안 조사해 내년 총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교유착 논란으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를 이단으로 공식 규정했다. 이미 제56회 총회(1971년)에서 ‘사이비 종교’, 제64회 총회(1979년)에서 ‘기독교 아님’으로 결의한 바 있지만, 이번 총회에서 한 단계 더 명확히 못 박은 것이다. 또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에 대해선 1년 동안 이단성을 연구하기로 했으며, 퀴어성서주석은 이단으로 결의했다.
여성안수 법제화 30주년을 맞아 여성 총대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무산됐다. “총대를 10명 이상 파송하는 노회는 여성 총대 1명 이상을 반드시 포함한다”는 헌법개정안이 상정됐지만, 표결 결과 찬성 494표, 반대 496표로 불과 2표 차로 부결됐다. 다만 ‘여성총대 할당제’ 공천 조례 개정안을 1년간 연구하기로 하면서 여성총대 법제화 논의는 중단되지 않고 이어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된 ‘손현보 목사의 설교 및 정치 활동에 대한 교단의 신학적 입장에 대한 질의’ 등 3개의 헌의안에 대해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가 1년 동안 연구한 뒤 내년 정기총회에서 보고하기로 결의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은 사실상 담임목사의 정년을 폐지하는 헌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기존 “항존직원의 정년은 75세로 한다”에서 “단, 담임목사 직분은 교회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요청할 때 정년의 제한을 받지 아니한다”는 단서 조항을 추가한 것이다.
여기에 헌법 시행세칙 중 기존 “정년 후 미자립교회의 경우 교회의 공동의회 결의로 계속 시무할 수 있다”에 ‘미자립교회’를 ‘미자립교회 등’으로 개정하면서 자칫 교회 내 세대교체가 늦어지고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