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담장 안은 복음의 ‘가두리 어장’이죠”

소망교도소 교도관 장병환 집사(여주교회, 51세)는 지난 14년 동안 근무하며 ‘교정선교’라는 독특한 자리에 서 왔다.

그는 직업을 넘어 사명으로 교도관의 길을 걸어오면서, 담장 안에서도 하나님의 복음이 전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증언하고 있다. 장 집사는 원래 부산 출신이다. 직업 군인 생활을 마치고 부산 사학연금관리공단에서 근무하던 그는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2011년 우연히 소망교도소 공개채용에 지원했다가 탈락하면서, 오히려 그때부터 교도관의 길에 대한 기도를 시작하게 됐다. 1년 후 다시 지원한 그는 서류전형에서 합격했고, 동기생 가운데 예기치 못한 결원이 발생하면서 11등으로 합격해 교도관으로 임용됐다.

당시 안정된 직장이었던 서울지하철공사 근무를 내려놓고 새로운 길을 택하며 “월급 차이와 낯선 환경 때문에 후회도 많았다. 그러나 서울에서 근무하는 동안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게 되었고, 여주에 정착하게 된 것까지 모두 하나님의 시간표였다”고 말했다.

여주교회(조형준 목사)는 지난해 교정선교위원회를 새롭게 조직했다. 교도관으로 일하는 성도들과 그 가족, 교정선교에 뜻을 가진 교인들이 참여했다. 장 집사는 교정선교위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고, 지난 9월 7일 소망교도소에서 첫 예배를 드리며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했다.

장 집사는 “처음에는 서로 잘 알지 못했지만, 친교와 예배를 통해 점차 공동체가 세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예배는 교도소 현장을 성도들이 직접 방문해 수용자와 교도관의 삶을 마주하는 시간이 됐다. 그는 “교도소라는 낯선 공간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선교의 벽이 허물어지고, 담장 안에도 하나님 나라가 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교도관으로서 장 집사는 수용자들과 벽을 두고 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이나 제초작업 같은 작은 일에도 함께 참여한다. 그는 “쓰레기를 줍는 일조차 수용자와 같이하면, 직원이 진심으로 다가온다는 인상을 준다”며 “진실되게 다가가면 수용자들도 마음을 열고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용자들에게 자주 “당신들은 걸려서 잡힌 것이고 나는 안 걸려서 잡히지 않은 것뿐, 우리 모두 똑같은 죄인”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 진솔한 태도는 수용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통로가 된다. 실제로 성경 필사와 성경 공부를 통해 신앙을 고백하고 출소하는 사례도 있었다. 한 수용자는 석 달 만에 성경 전체를 필사했고, 이후 영어로 2년 동안 성경을 필사한 뒤 “교회에 나가고 싶다”는 고백을 남기고 출소했다.

장 집사는 “수용자 한 사람이라도 복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볼 때, 교정선교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교정사역이 항상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그는 초창기에 폭력적이고 반항적인 수용자들을 상대하며 깊은 좌절을 경험했다. 어떤 수용자는 그의 노력을 배신하듯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장 집사는 “잘해줘도 뒤에서 칼을 꽂는 경우가 있어 충격을 받았다”며 “그때 배운 것은 수용자와의 관계에서 늘 냉철한 판단과 따뜻한 가슴을 함께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또한 직원들의 처우와 예산 상황도 큰 어려움이다. 국립교도소와 달리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는 적은 인원과 낮은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떠나기도 하지만 장 집사는 “사명과 소명으로 버티는 동료들이 있기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 집사는 또 “교회가 조금만 관심을 두고 방문하면 교정선교가 멀리 있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담장 안에는 여전히 복음을 기다리는 수많은 영혼이 있다. 교도소는 전도의 최적지이며, 기도와 봉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끝으로 “담장 안에서 수용자들을 하나님의 인격체로 존중하면서도 냉철한 판단으로 대하는 것이 교정선교의 원칙”이라며 “한국교회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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