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외국인 활동 규제
‘승인 없는 모임’ 불법 규정
교단 선교사 12가정 → 2가정
“직업-자격증 없으면 못버텨”

중국의 종교 규제정책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올해 5월 1일 발효된 외국인 종교활동 시행세칙은 조항을 기존 22개에서 38개로 확대됐으며, 종교활동 전반을 국가 승인 체계에 편입시켰다. 합법 등록 시설이나 정부의 승인을 받은 임시 장소 외 활동은 불법으로 규정되었고, 외국인이 중국 성도와 함께하는 예배·성경공부·찬양 지도 같은 일상적 사역도 불허된다. 이제는 ‘사전 승인 없는 신앙 모임’ 자체가 법적 위험을 안고 있다.

이번 세칙의 핵심은 △장소 통제 강화 △외국인·현지인 혼합 모임 제한 △전도·모금·조직 설립 등 구체적 금지행위 명시 △참석자·내용·언어까지 요구하는 신고 의무 △온라인 예배·설교 차단 등이다.

요약하면 장소·대상·행위·절차·온라인 전 영역을 사전 승인과 사후 관리 체계로 묶어, 자발적 모임과 접촉이 제도적으로 축소됐다. 갈수록 종교 규제가 심화되다 보니 우리 교단 중국 선교사도 한때 12가정이나 있었지만 추방과 입국 거부로 대부분 사역지를 옮겨야 했고, 현재는 2가정만 남아 어렵게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서 20년 넘게 사역한 A 선교사는 “예전에는 열 명 남짓 모임은 묵인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두세 명이 모여도 허가 없이는 불법”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삼자교회 외에 다른 모임은 모두 단속 대상이며, 외국인의 신분은 배가된 위험을 의미한다”고 했다. 실제로 선교사들은 매년 예배 장소를 옮기고, 찬송도 방음을 갖춘 공간에서만 부르는 등 ‘신앙 생존 전략’으로 버티고 있다.

B 선교사도 같은 우려를 전했다. 그는 “이전에는 모호했던 부분들이 법으로 명확해졌다. 헌금조차 QR코드 사용은 불법이어서 현금으로만 드릴 수 있게 됐다”며 “가정교회는 100-200명 규모에서 30-50명으로 쪼개져 모이고, 대표자가 구류돼 지도자 없는 모임도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교사가 참석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 요소로 여겨져 배제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보안당국과의 접촉도 선교사들에게는 늘 긴장 요인이다. B 선교사는 “일전 모임에 당원이 끼어들어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이후 다섯 해 동안 수차례 이사하며 예배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성도는 예배에 오다 아파트 경비실에 잡혀 공안으로 끌려가기도 했다”며 “언제 추방될지 모른다는 인식 속에 후임 리더를 세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선교사 가족들도 심리적·정서적 압박에 시달린다. B 선교사는 아내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쓰러졌던 일, 자신이 지체들의 이탈을 보며 두 달간 무력감에 빠졌던 일을 고백했다. 그러나 그는 “그럼에도 아내와 동역자들이 버팀목이 되어주었고, 말씀 묵상이 나를 붙들었다”며 “결국 하나님이 길을 내셨다”고 간증했다.

일부에서 종교법 개정으로 중국 내 한국인 교회가 가능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하지만, 선교사들의 증언은 정반대다. 겉으로는 한국과 중국 교회의 교류가 시작되는 듯 보이나 실제로는 가정교회 현실과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A 선교사는 “교류 확대는 현지 교회를 위험에 노출시킬 뿐”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교류가 아니라 철저한 보안”이라고 강조했다. A 선교사는 또 다른 차원의 위기도 지적했다. 그는 “중국 교회를 매개로 주변 불교·힌두·이슬람권까지 선교의 문이 열린다. 북한 선교도 중국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중국 선교는 단순히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선교 전략의 관문이라 이곳이 닫히면 선교적 손실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우리 교단 두 선교사의 증언은 중국 종교 규제가 단순히 신앙 제한이 아니라 교회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구조적 도전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중국 선교의 전략적 중요성을 다시 일깨운다.

결국 한국교회가 취해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합법적 채널을 지켜 현장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것 △현지 지도자 양성을 통해 사역 이양과 사역을 간접화하는 것 △온라인 사역의 보안 표준을 마련하는 것 △단발성 모금이 아닌 장기적 동반자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또한 B 선교사는 “이번 법 시행으로 현지 가정교회와 외국인 사역은 언제든 철수시킬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앞으로는 특별한 직업이나 자격 없이 버티기는 힘들다. 의료, 무역, 한국어 교육 같은 구체적 전문성을 갖춘 선교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중국선교를 위해 한국교회의 기도와 연대, 그리고 전략 재설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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