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하나님의 포도원'

서울신학대학교 웨슬리신학연구소(소장 김성원 교수)는 지난 9월 4일 오프라인과 온라인 zoom으로 웨슬리설교나눔 강독회를 진행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하나님의 포도원'을 함께 나누고 토론했다.

이 설교는 대략 1787년(웨슬리 85세)에 출판되었는데, 웨슬리가 노년에 이르러 자신의 지난 메소디스트 사역들을 회고하며 그동안의 평가와 함께 앞으로 나아갈 비전을 보여주는 설교라 할 수 있다. 이 설교에서 하나님의 포도원은 메소디스트 공동체를 의미한다. 

먼저, 웨슬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세워진 이 포도원에서 어찌하여 ‘들포도’가 맺혔는지에 대해 탄식하며 질문한다. 웨슬리의 입장에서 들포도는 다름 아닌 성화의 열매를 맺지 못한 메소디스트의 삶, 곧 거룩한 삶이 부재한 메소디스트 공동체를 의미한다. 

이 포도원(메소디스트 공동체)은 하나님의 은혜로 시작되어 부흥했다. 특별히 초기 웨슬리가 사역 당시 영국 전역에 팽배했던 잘못된 칭의 중심의 구원이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칭의뿐만이 아니라 성화가 기독교 구원진리의 핵심이라는 것을 깊이 깨달은 후, 성화의 복음을 과감하게 전하며 성결한 삶을 전심전력으로 추구했던 초기 메소디스트 운동을 회고하고 있다.

헌신한 평신도 사역자들과 함께 성결의 복음을 전파한 결과, 많은 신자들이 메소디스트 운동에 참여하여 부흥의 역사가 시작되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이 운동이 성장을 거듭하여 오늘날의 메소디스트라는 거대한 하나님의 포도원을 이루게 되었다고 웨슬리는 고백한다. 물론, 이 메소디스트 운동을 향한 외적/내적인 고통과 핍박이 견디기 힘들만큼 외부에서 가해졌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하심으로 이 운동은 계속 부흥할 수 있었다. 

애통하게도 웨슬리는 이 하나님의 거룩한 포도원에서 현재 들포도들이 맺히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며 탄식하고 있다. 들포도는 건강한 성결의 열매와 대비되는데, 웨슬리가 원하고 기대했던 성결의 열매는 ‘택하신 족속, 왕 같은 제사장, 거룩한 나라, 그의 소유된 백성’으로서 그 삶 전체를 통하여 하나님을 찬양하는 메소디스트 공동체를 꿈꾸었다.

하지만 메소디스트 공동체는 정반대인 들포도를 맺고 있었는데, 이것은 “수만개 형태의 오류”가 나타날 정도로 그 공동체를 위협하는 요소로 자라나고 있다고 웨슬리는 통탄하고 있다. 들포도들의 공통된 특징인 ‘세상을 사랑함’은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으로 표출되는데 이러한 것들로 인해 들포도들은 하나님의 사랑과 점점 멀어져가고 있음을 웨슬리는 경고하고 있다.

왜냐하면, 세상을 사랑함은 세상의 재물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한다는 뜻이며, 이를 통해 들포도들은 스스로 자고 교만하며, 서로 사랑하는 대신 판단과 정죄 늪에 빠져 살아간다. 또한, 메소디스트 공동체가 들포도를 맺는 이유는 공동체성의 약화와 제자도의 삶을 상실한 것에 기인된다고 말하고 있다.

공동체의 순기능은 누군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을 때 서로 신실하게 경고해주고 사랑으로 중보해 주는 것인데, 의무와 형식적으로 거룩한 성도의 교제가 변질되어 가는 메소디스트 공동체를 바라보며 웨슬리는 심히 안타까워했다.

발제를 맡은 김성원 소장은 오늘 강독한 웨슬리의 설교가 성결교회뿐만이 아니라 한국교회에 주는 특별한 메시지가 들어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때 성령의 부흥을 경험한 한국교회가 지금 그 모습을 점점 상실해 가고 있는데, 한국교회와 성결교회에게 큰 도전을 주는 설교"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