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목회자 독서모임 ‘책삶’
4년 만에 오프라인서 첫 만남
“저자 핵심 메시지 파악하며 읽고
짧은 메모라도 언젠간 쓰여질 것”
책 읽는 삶(책삶) 첫 오프라인 모임이 지난 9월 4일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에서 열렸다. 책삶은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 국내외 교단 목회자들이 온라인에서 모여 매월 책을 읽고 나누는 모임으로 지난 4년간 70여 명의 목회자가 매월 1-2차례 줌(Zoom)으로 만남을 갖고 있다.
이날 첫 오프라인 모임에는 예배학과 성서신학, 성서지리 등 성경과 관련된 책부터 기후위기와 시, 무명의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내용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책을 쓴 목회자들이 강사로 나서 ‘나의 책읽기’와 ‘나의 글쓰기’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
1부 나의 책읽기에서는 『묻고 대답하는 예배 cafe』의 저자 조기연 박사(전 서울신대 부총장)를 비롯해 『요한신학』의 저자 김동수 교수(평택대), 『역사와 지리로 만나는 성경 이야기』의 저자 김진산 박사(터치바이블 대표), 『초록생각』의 저자 김성현 박사(광명자치대학)이 자신만의 책 읽기 노하우를 전했다.
조기연 박사는 최근까지 대학교수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저자의 핵심 메시지를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조 박사는 ‘저자의 의도’, ‘말하고자 하는 논지’, ‘논지를 뒷받침하는 근거’ 등을 중심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가 명확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동수 교수는 신학적 배경에 따라 성경에 대한 해석이 달라짐을 지적하고 꽈배기 형식의 성경읽기를 제안했다. 꽈배기가 두 축을 중심으로 꼬아서 만들어지듯이 나와 성경이 융합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성경을 읽으면서 변화를 체험하면 이후 달라진 내가 다른 시각으로 성경을 대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즉 성령의 역사가 올바른 상승효과를 내는 것이며 이후 꼭 필요한 순간에 시의적절한 말씀을 떠올리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성경지리학자인 김진산 박사는 이스라엘 역사와 지리에 대한 지식과 배경을 갖고 성경을 읽을 것을 강조했다. 김 박사는 “이스라엘 성지순례는 성경 속 배경이 되는 곳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밟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성경에 대한 이해를 더욱 돕게 된다”며 “교인들에게는 성경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목회자에게는 성경적 설교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길교회 담임목사이자 기후위기 시민운동가로 활동중인 김성현 박사는 책 보다는 유튜브와 인터넷으로 지식을 얻는 세상임을 설명하고, 특히 교회가 정보에 취약하고 배우는데 인색함을 지적했다.
2부 나의 글쓰기에서는 『인용구』의 저자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와 『비스듬히』의 저자 박찬희 박사(기둥교회), 『예배꿀팁』의 저자 안덕원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무명』의 저자 김일환 목사(우리가본교회)가 각자의 글쓰기 방법 등을 전했다.
지형은 목사는 “일반적으로 글은 읽히기 위해 쓰는데 특히 목회자의 글쓰기는 대중적이어야 한다”며 “종교개혁자들의 원고도 처음에는 대중적이었음을 기억하며 독자에게 쉽게 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 목사는 글쓰기를 개발하는 좋은 방법으로 200자 원고지 6-7매 정도를 작성하고 퇴고를 반복할 것을 제안했다.
시인으로도 활동 중인 박찬희 박사는 연대감 없는 설교는 베타성만 느끼게 함을 지적하고 회중과의 연대감을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시를 쓸 때 처음에는 관찰 대상자인 객체와 나 자신에 거리감을 두고 관찰하며 이후 서서히 일체감으로 나아간다”며 “이를 통해 통찰과 연대의식을 얻게 되는데 이는 설교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덕원 교수는 평소 메모를 통해 아이디어와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소개하며, 특히 유튜브와 인터넷에 빼앗기는 시간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비록 수첩이나 작은 쪽지에 적은 메모라고 할지라도 모든 글은 언젠가 사용한다”며 “운전이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틈틈이 책을 읽고 기록하는 메모가 글을 작성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김일환 목사는 출판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잘 팔리는 책이 있음을 말하고 독자가 읽기 원하는 내용을 발굴할 것을 제안했다. 김 목사는 “많은 저자들이 자신의 지식이나 이론을 설명하는데 그치고 있다”며 “좋은 책의 기준은 사람들이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프라인 모임은 류태우 목사(동안교회)의 사회로 준비위원장 김철규 목사(광주교회)의 감사인사, 모임의 좌장격인 전우철 목사(뉴저지 열방교회)의 모임 소개 등으로 진행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