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순교 성지서 복음 위한 헌신 다져

서울남지방 신일교회(백병돈 목사)는 창립 55주년 기념해 지난 9월 1~4일 나가사키 성지순례를 진행하고 고귀한 순교신앙을 되새겼다.

백병돈 목사를 비롯해 30명의 성도가 참여한 이번 나가사키 순례팀은 나흘간 일본 기독교인들의 박해와 순교의 현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순교 현장에서 일본의 기독교인들이 지독한 고문을 받으면서도 배교를 거부하고 순교의 길을 택했던 모습을 통해 도전을 받고 나태한 신앙생활을 회개하며 헌신을 다짐했다.

첫째 날에는 일본 사회에서 신앙의 의미와 기독교 박해 상황에서의 인간적인 갈등을 깊이 있게 조명하며 신앙과 고난에 대해 깊이 묵상하게 한 소설 ‘침묵’의 저자 엔도슈사쿠 문학관을 관람하고, 1882년 도로 신부가 설계한 스태인드 글라스가 없는 시츠성당을 순례했다.

둘째 날에는 니시자카 공원의 26인 성인기념관을 찾았다. 
26인 순교 사건은 1582년 오다 노부나가의 사망 후 실권을 장악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가톨릭에 호의적이었지만 가톨릭의 확장에는 불안을 느끼고 있던 가운데 태풍으로 일본에 표류해 온 스페인 선박 산펠리페호의 선원으로부터 “스페인은 세계적인 강대국이며 선교사를 파견해 현지인을 개종시킨 후 점령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격노하여 선교사들을 처형하도록 명령했다. 

이 명령으로 프란치스코회 및 예수회의 선교사와 신자 24명이 붙잡혔고, 교토와 사카이 등지를 끌려다닌 후 나가사키까지 한겨울의 길 위를 맨발로 1,000Km를 끌려왔다. 이들의 순교적 신앙에 감동하여 호송하던 2명이 도중에 자발적으로 합류, 1597년 2월 5일 나가사키 니시자카 언덕에서 십자가에 매달린 채 창에 찔려 순교를 당했다. 신자들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골고다 언덕을 닮은 니시자카에서 죽기를 원했다.

예수 그리스도와 신앙을 부인하지 않고 끝까지 믿음을 지키다가 호코바루 처형장에서 처형된 131명 순교자의 머리는 소금에 절여 20일간 오오무라의 주민들에게 본보기로 전시되었다.

순교자들의 몸체는 인적이 드문 대나무 숲속 두 곳에 구덩이를 파고 매장했는데 이는 대나무 신이 기독교 신을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키가 큰 대나무 숲에 매장했다고 한다.

그것도 안심할 수 없어 매장 후 3일 만에 몸체를 다시 파내 두동강 내어 오오무라 바닷가에 버렸다고 한다. 머리 무덤과 몸체 무덤을 멀리 떨어뜨려 매장한 이유는 죽은 크리스천이 요술을 부려 다시 살아나 부활할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처형장으로 끌려가기 전 가족들과 이별한 처자이별 바위를 방문했다.

셋째 날에는 운젠 지옥 계곡을 살펴보았고, 오바마 온천마을에서 족욕 체험으로 피로를 풀었으며 평화공원에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서 추모기도를 드렸다. 

순례팀은 나가사키침레교회(조은민 목사)에서 수요예배틀 드렸는데 이날 ‘선교! 경계를 넘어서는 복음'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백병돈 목사는 “신일교회 55주년의 산증인인 우리가 나가사키 순교지에서 헌신의 의미를 되새기고 복음전도의 사명을 이어가길 바란다”며 “선교는 경계를 넘어서는 복음인데 감정의 경계를 넘어 하나님의 마음이 있는 일본선교를 위해 기도하고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째 날에는 하카타포트타워 전망대에서 후쿠오카 일대를 내려다보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번 나가사키 순교지 순례에 참여한 성도 30명은 대부분 70~80대 장로, 권사, 집사로 신일교회 55주년 역사의 산증인들로써 쉼과 회복을 경험하는 시간이었고, 교회와 복음을 위한 희생과 헌신을 재다짐하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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