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교육협력위 세미나
“주입식에서 능동참여 가능하고
일상에 적용되는 교육으로 확장
개인 성찰과 공동체학습도 보완”
AI 기술이 삶의 전 영역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교회교육도 새로운 전환점 앞에 섰다. 한국교회총연합 교육협력위원회(위원장 안성우 목사)는 9월 4일 일산 로고스교회에서 ‘AI 시대와 교회교육’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개회사를 전한 안성우 총회장은 “한국교회는 AI의 도전에 직면해있는데, 이 도전에 어떻게 응전하는가에 따라 한국교회의 미래가 달려있다”며 AI를 단순한 위협으로만 보지 말고 복음 전파와 교회교육의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AI 시대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주제로 발제한 권수경 목사(일원동교회)는 AI의 편리성과 유익을 인정하면서도, 타락한 인간이 이를 사용하는 만큼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로 인해 참과 거짓의 혼란, 노동과 인간 파괴, 세계관의 혼란, 유물론의 확산 등이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다. 권 목사는 “인공지능의 긍정적, 부정적면을 논의하기도 전에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삶의 중심에 들어와 있다”며 “교회는 인공지능의 존재와 발전 모두에 큰 관심을 두고 부정적 요소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긍정적인 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 목사는 “우리의 목표는 이 시대에 그리스도의 제자로 사는 일이다. 기술도 알아야 하고, 적용법도 연구해 사용해야 하지만 결론은 언제나 말씀”이라며 “인공지능은 교회를 새롭게 세우는 활력이 될 수도 있고 교회를 파괴하는 핵무기가 될 수도 있다. 어느 길로 갈 것인지는 성도들과 교사들과 목회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교수(총신대)는 AI를 포함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교회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앙교육에 대한 신학적 정립과 교육주체들의 인식전환이 이뤄진다면, △개인 맞춤형 신앙교육 △AI 챗봇 신앙성장 튜터 △음성인식 기반 신앙교육 △신앙교육 평가 및 피드백 △창의적 신앙 콘텐츠 제작 △메타버스 기반 신앙교육 등의 영역에서 AI를 보조적 수단으로 적절히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 교수는 “AI 활용은 교회교육의 여러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며 “교수자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단순 주입식에서 능동적 참여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또 삶과 분리된 교육을 실제 적용가능한 교육으로 확장하고, 개인 성찰과 공동체 학습을 보완하며, 대면교육에서 비대면 교육까지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가 설교 작성, 신앙 상담을 하는 상황에서 목회자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수인 교수(아신대)는 “AI 시대의 목회자는 단순히 기술을 거부하거나 무조건 수용하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복음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그 본질을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지혜로운 청지기여야 한다”고 말했다.
AI가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고 유능한 도구는 될 수 있겠지만, 목회자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AI가 신앙을 가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닐뿐더러 삶으로 신앙의 모범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목회자들은 진정한 현존, 공감적 경청, 개인적인 영적 지도, AI가 복제할 수 없는 인간적 교제의 따뜻함을 제공하는데 있어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며 “AI 시대는 위기이자 기회의 시간이다. 목회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기술에 종속될 위험도 있지만, 동시에 목회의 본질을 재발견하고 더욱 효과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섬길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AI 시대 다시 상상하는 교회 공동체’를 주제로 발제한 김효숙 교수(장신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며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다음세대가 “기술과 분리해 이해할 수 없으며, 학습과 발달, 신앙형성의 전 과정에서 기술과 상호작용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디지털 신앙의 특징으로 △온라인에서 만나는 신앙의 동반자 △분절되지 않는 학습경로 △동시에 여러 공간에서 펼쳐지는 신앙 △탈중화되는 권위와 관계적 권위의 부각 △디지털 공간에서 만들어가는 신앙 이야기 △개인의 주관적 체험의 신뢰성을 중시하는 문화 등으로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하이브리드 교회교육은 온라인-오프라인의 이원론을 넘어 교회의 본질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이라며 “관계 차원에서는 물리적 거리를 넘어 진정한 만남을 추구하고, 서사 차원에서는 개인의 신앙 이야기가 공동체의 큰 이야기로 엮이게 한다. 권위 차원에서는 가르침과 배움이 순환하는 상호적 구조를 만들고, 실재 차원에서는 삶의 모든 공간이 거룩한 만남의 장소가 되도록 설계한다”고 말했다.
전 총회장 지형은 목사는 총평을 통해 인공지능이 추구하는 초효율성이 왜 필요한 것인지,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가운데 성경말씀을 배우고 가르쳐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지 목사는 “말씀이 삶이 되는 것이 기독교 신앙”이라며 “말씀이 오늘 우리의 삶에서 선포되는 말씀으로 여전히 작동해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게 하는 것이 기독교 사역이다. 범용 인공지능 시대에 이 중심이 더욱 분명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