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소홀히 하다 겪은 시련

홍기득은 재물에 욕심을 내어 신앙생활을 소홀하다가 두 번째 시련을 겪게 되었다. 그는 부산에서 생선을 사다가 서울에 가져다 팔면 두 배의 이익을 생긴다는 친구 조 씨의 말에 귀가 솔깃해져 어물도매업을 시작했다. 장사는 친구의 말처럼 많은 이익을 냈고 장사에 재미를 들인 홍기득은 주일성수를 하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보냈다. 신앙을 멀리한 그는 큰 낭패를 당했다.

홍기득은 큰 돈을 벌 목적으로 자신이 가진 돈 전부와 남에게 빌린 돈 1300만원으로 오징어를 한 트럭 사서 친구에게 서울 가서 팔아오라고 했다. 그런데 돌아올 날이 훨씬 지난 친구에게는 소식이 없는 것이었다. 그 친구에게 속았다는 것을 안 것은 몇 달이 지나서였다. 결국 있는 재산을 다 날리고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홍기득은 세상 물질을 쫓느라 주님을 멀리하니 하나님께서 돌이키기 위해 조 씨를 통해 역사하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말라.” “두 마음을 품어 모든 일에 정함이 없는 자”(약 1:5)라 하신 주님의 책망으로 받아들여 회개했다.

주일이 되어 교회에 가니 그를 위해 기도하던 신자들이 위로해줬다. 남성여고 교장인 정일종 장로가 위로하면서 “홍 집사 용기를 내! 홍 집사 같은 믿음이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또다시 복 주실 거야. 내가 우리 남성여중고 교복 지정복을 맡길 테니 열심히 벌어서 빚을 갚도록 해봐. 자네는 기술이 있지 않나.”

홍기득은 그의 말에 큰 힘을 얻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다. 교회 집사와 주일학교 부장 직분도 열심히 감당했다. 축복은 예배를 통해 받는다는 것을 듣고 체험한 그는 예배를 생명같이 지켰다. 교회의 자리를 지키는 것을 철저히 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한 결과 2년여가 흐른 후에 빚진 돈의 70%를 갚을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홍 장로는 폐결핵에 당뇨까지 겹쳤다. 하지만 병원에서 주는 약을 먹으면서 계속 일을 하여 사기당한 지 3년 만에 빌린 원금과 이자까지 다 갚았다.

홍 장로는 병을 치료하고자 서울로 상경하여 병원에 입원했다. 소속 교회의 장로가 병실을 찾아와 위로와 동정을 하면서 자기는 빵 굽는 기술을 배웠는데 자기 자본으로는 모자라니 같이 보태서 사업을 시작하자고 했다. 교회 장로의 말인지라 고마워서 서울의 집을 팔아 반은 장로에게 주고 나머지로는 전세를 들었다.

그러나 또다시 그에게 사기를 당했다. 치가 떨렸지만 움직일 수 없는 환자의 몸이라 어쩌지 못했다. 그러는 중에 감리교의 한 장로가 찾아왔다. 그는 홍기득의 사정을 알고는 동정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면서 미국에서 나오는 구제품 옷가지를 팔면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홍기득은 전세방을 사글세 방으로 옮기고 남은 차액에서 일부만 치료비로 남기고 전부를 한 모 장로에게 주었다. 그러나 그도 함흥차사였다. ‘예수님 다음으로 절대적으로 믿고 있었던 두 사람의 장로가 죽어가는 집사의 전 재산을 그렇게 사기치고 착취할 수 있는가!’하면서 홍기득은 신앙생활을 중단했다. 

절망 속에 살아가던 어느 날, 잠결에 성탄절 새벽 찬송이 들려왔다. 홍 장로는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울면서 기도했다. 그때 주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내가 있지 않느냐? 용기를 내어라.” 홍 장로는 그 순간 힘을 얻어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집 근처의 신흥성결교회를 찾아갔다. 홍 장로의 가족은 최학철 목사의 새벽기도 설교에 은혜 받고 신흥성결교회에 등록하고 열심히 출석했다.

한편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한 홍 장로는 폐결핵 3기에 당뇨가 심해 몸은 더욱 여위어만 갔고 종종 의식을 잃을 때도 있었다. 홍 장로는 죽음이 임박했다고 생각하고 마지막 기도를 드렸다. “영혼을 받아주시옵소서.”하는 순간이었다. “너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라.” 하시는 주님의 음성과 함께 온몸이 화끈화끈 달아올라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기뻐 뛰었다.

1954년 9월 18일 새벽이었다. 홍 장로가 신유의 은사를 받은 것이다. 홍 장로는 목사님의 부탁으로 난생 처음으로 간증을 했다. 온 교인들이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흘렸고 신유의 기적을 받았다는 대목에서 할렐루야를 외치며 기뻐했다. <계속>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