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자 주 : 이 글은 지난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총회 교육부가 주최해 열린 ‘2013년 담임 목사를 위한 신년목회설계 세미나’ 강연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랄리 케이스라는 학자는 ‘서구 기독교의 종말’이란 논문을 통해 세계 교회의 흐름을 총 세 단계로 분류했다.
첫째는 ‘소멸’ 단계로 교회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교회가 없어지는 단계이다. 둘째는 ‘세속화’ 단계로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다. 세 번째는 ‘뜨고 있는’ 단계이다. 여기에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교회들이 속한다. 최근 중국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성도 수가 전 유럽을 합한 성도 수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모습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한국교회는 어디에 속해 있는가? 한국교회는 세속화와 뜨고 있는 단계의 중간이라고 볼 수 있다. 정확히는 한참 뜨고 있다가 세속화에 빠지고 있는 상황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

한참 부흥하던 한국교회가 세속화에 빠지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교회의 최근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흐름은 ‘교회성장기’, ‘교회성장이후기’, ‘수평이동’, ‘기성종교를 부인하고 홀로 영성을 추구하는 형태’ 등 총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각 시대에 따라 교회가 크게 부흥하거나 정체되면서 한국교회가 성장해 온 것이다. 이것에 따르면 현재 한국교회는 수평이동의 시기를 지나 ‘기성종교를 부인하고 나 홀로 영성을 추구하는 형태’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또 한국교회의 99%는 교회성장이 후기에 접어들었다고 파악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성장 신드롬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불신자들은 물론 기독교인 마저도 교회에 출석하는 것을 꺼리고 있지만 교회는 여전히 성장론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즉 한국교회의 흐름은 저만치 앞서 가고 있는데 목회자들의 사고방식은 아직 제자리걸음인 것이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성장 신드롬을 극복하고 ‘나 홀로 영성족’을 포용할 수 있는 건강한 교회론에 좌우될 것이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다면 프로그램 중심의 목회가 아닌 프로그램을 담아낼 수 있는 교회의 프레임(틀) 구축에 먼저 힘을 쏟아야 한다. 즉 교회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 흐름을 담아낼 수 있는 교회 공동체가 세워질 때 한국교회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교회론은 무엇인가?
전통적으로 교회는 ‘영적교제’, ‘성례전’, ‘선포’, ‘선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역할은 교회가 하고 있는 외적인 행위일 뿐 교회의 본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교회의 본질은 바로 ‘하나님나라를 세워가는 공동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교회의 본질은 건물이나 프로그램이 아닌 하나님나라를 꿈꾸고 소망하는 공동체인 것이다.

성서적으로 교회는 제자 공동체가 첫 시작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실 이들은 실패한 공동체였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부르셔서(called out) 세우시고(called up), 3년간 함께 동거동락하며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셨다. 그러나 그들은 막상 중요한 보내심(called into)에는 순종하지 못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 모두 도망을 갔을 뿐 그 곁을 지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후 제자들과 성도들은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 사건을 겪으면서 온전한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성도들을 부르고(called out) 세워서(called up) 세상에 보내는(called into) 교회의 모습이 완성된 것이다. 또 함께 하나님나라를 소망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하나님나라 백성 공동체’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성경에는 날마다 이들이 함께모여 함께 기도하고 떡을 떼는 일에 집중했다고 쓰여있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교회에 이런 공동체가 세워지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공동체 안에서 ‘예배’ ‘설교’ ‘교육’ ‘교제’‘섬김’ 등 교회의 본질적인 사역이 일어나야 한다. 먼저 이런 프레임이 탄탄하게 구축된다면 어떤 프로그램으로도 교회는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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