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복음화협의회, ‘청년과 정치’ 주제로 포럼 개최
극심한 정치 양극화 속 신앙적 해법 모색
한국교회가 청년과 더불어 정치적 책임을 성찰하고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학원복음화협의회(상임대표 김태구 목사)는 지난 8월 18일 서울제일교회에서 ‘2025년 캠청년 정기포럼’을 개최했다.
교회와 청년 그리고 정치의 관계를 신학적으로 탐구한 이번 포럼에서는 ‘청년과 정치’를 주제로 한국사회가 경험한 극심한 정치적 격변과 세대별 양극화 속에서 교회가 어떤 길을 선택하고 청년과 어떻게 동행할 것인가가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강일 소장(한국복음주의운동연구소)은 ‘청년과 정치, 그리스도인 정치를 말하다’를 주제로 발제하면서 복음주의 진영의 정치 참여 역사와 신학적 토대를 개관했다.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 윌리엄 템플의 기독교 민주주의, 로잔운동 등을 언급한 이 소장은 “정치는 ‘비통한 마음’을 개방할 때 실행된다”며 연민의 상상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반지성주의의 극복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상갑 목사(산본교회)는 목회적 관점에서 청년과 정치 문제를 성찰했다. 이 목사는 “청년들이 음모론에 쉽게 무너지고, 극우나 극좌, 이념 논리에 희생이 되는 것은 청년들을 말씀의 사람으로 세우지 못하였기 때문”이라며, 청년들에게 성경 본질에 기초해 세상을 해석하는 힘을 길러주는 동시에 건강한 지성적 제자도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 공간에 그리스도인으로 서기’라는 주제로 발제한 고성제 목사(평촌새순교회)는 “먹고 마시는 것은 물론, 의료와 복지 심지어 교육까지, 어느 것 하나 정치와 관련되지 않은 게 없다”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치에 참여하되 그 안에서 소금과 빛으로서 구분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 목사는 “성경은 어느 특정 이데올로기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보다, 오히려 각 이데올로기가 수렴해야 할 기준”이라며 “서로가 서로의 경험을 존중하고, 그들이 그 경험 속에서 내린 결론을 진실한 것으로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세션별 발표에서는 청년 정치 현실에 대한 구체적 진단이 이어졌다. 서연우 목사(학복협 총무)는 ‘정교분리의 의미’ 발제를 통해 “기독교인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해야 한다. 정치영역도 마찬가지”라며 “그리스도인이라면 다양한 정치이념의 본질을 성경적 관점에서 냉철하게 판단해야 하며, 사안에 따라 선택적으로 참여하거나 비판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기현 목사(캠퍼스청년연구소 소장)는 ‘사역자의 정치참여’를 주제로 발제하면서 사역자가 정치 행위를 할 때 최소한의 팩트체크를 했는지,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에 대한 생각이 완전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때 자신과 다른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며 “자신의 메시지가 성경 내용에 부합하는지 늘 질문하고, 분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준 목사(성복중앙교회)는 교회 청년들의 정치 의식을 분석하며 “서로 다른 정치적 성향을 가진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교회와 복음을 사랑하는 마음을 인정하는 것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는 시작점”이라며 “ 서로가 가진 많은 오해들을 걷어내면서, 진실한 대화를 해간다면 교회에서만큼은 세상처럼 저열한 대화와 비방, 거짓 뉴스들과 음모론이 잠잠해지고, 교회를 더 아름답게 세워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예수의 정치 성향’을 주제로 발제한 김태구 목사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복음의 핵심은 하나님의 나라였다. 이 하나님 나라의 복음에는 진보의 가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수의 가치도 있다”며 교회 공동체가 특정 정치 세력에 이용되지 않도록 서로가 가진 다양한 정치적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인이 시민으로서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것과 교회 공동체가 정치에 뛰어드는 것을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