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교단 총회장들 비상담화
“선교사 위한 대처매뉴얼 제작
신학대 정규학위과정 개설 등
한국교회 전체 총력대응해야”
한국 선교사가 활동하는 나라는 171개국이지만, 한국발 이단은 이미 175개국을 잠식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 총회장들이 이 같은 ‘K-이단’의 확산을 세계 선교 현장을 휩쓰는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한국교회 전체가 나서야 할 시대적 사명으로 공동 대응을 선언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지난 8월 1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총회장 특별담화문 발표 및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교회가 함께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으로 교단 선교의 방향을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특별담화문에는 우리 교단을 비롯해 장로교 주요 교단이 참여했으며, 각 교단 총회장들은 하나의 목소리로 “이제는 한국교회 전체가 나서야 할 시대적 사명”이라고 선언했다.
총회장단은 이날 △선교지 이단 침투 대응 △선교 패러다임 전환 △다음세대 동원을 한국 선교가 직면한 3대 과제로 제시했다.
가장 눈길을 끈 내용은 ‘K-이단’ 문제다. 예장통합 김영걸 총회장은 “현재 한국 선교사가 활동하는 나라는 171개국이지만, 한국발 이단은 오히려 175개국에서 활동하며 선교지를 휩쓸고 있다”며 “신천지, 하나님의 교회, 구원파 등 이단들이 한류의 바람을 타고 성도들을 미혹해 현지 교회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 총회장은 이어 “1세대 선교사들이 피땀으로 세운 복음의 터전이 이단으로 인해 분열되고 교회와 성도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이는 특정 교단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함께 막아야 할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김영걸 총회장은 또한 선교지 이단 대처를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제안했다. 그는 △모든 선교사와 단체에 대한 의무적 ‘이단 대처 교육’과 매뉴얼 제작·배포 △초교파적 연합조직 ‘이단대응연합’ 구성 △각 교단 선교부 내 ‘선교지 이단 정보센터’ 설립 △이단 대처 전문가 양성을 위한 신학교 정규 학위 과정 개설 등을 제시하며, 한국교회가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단 문제와 더불어 선교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예장통합 김종혁 총회장은 ‘동반자 선교: 시대적 전환과 교회의 응답’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21세기 세계 기독교의 중심은 이미 남반구로 이동했다”며 “더 이상 외부자가 일방적으로 ‘보내는 선교’가 아니라 현지 교회와 동행하는 동반자적 협력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또한 “교회를 세워 현지 지도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제자화에 집중해야 하며, 교회 안에 머무르지 말고 복음을 모르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방식의 조정이 아니라, 선교 본질을 되살리는 근본적 전환이라는 점에서 큰 울림을 주었다.
다음세대 선교의 절박함도 제기됐다. 예장합신 박병선 총회장은 “청년 없는 교회, 청년 없는 선교는 내일이 없는 것”이라고 단언하며 한국교회의 현실을 통계와 함께 진단했다.
그는 “1990년대 한국 선교사 10명 중 7명이 2030대였으나 오늘날 그 비율은 7%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평균 연령이 55세를 넘은 한국 선교는 10년 뒤 은퇴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2040대 개신교인이 절반으로 줄었고, 20대 기독 청년 중 42%가 교회를 떠난 가나안 성도가 됐으며, 대학생 복음화율도 급락했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박병선 총회장은 행동 지침으로 △청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 △삶으로 신앙의 진정성을 보여줄 것 △청년이 주도할 수 있는 사역의 장을 열 것 △6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장기선교 관심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비전을 품도록 돕는 것 등을 제안했다.
총회장단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이단 대응, 동반자 선교, 다음세대 선교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절대 명령”이라며, “이번 선언은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시대적 위기를 돌파하고 복음의 불꽃을 다시 타오르게 하기 위한 결단의 외침”이라고 강조했다.
